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생존 학생들이 졸업식이 열린 가운데 교문 앞에 졸업 축하 꽃다발이 판매되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생존학생 75명을 포함한 졸업예정자 86명이 졸업한다. 한편 416 가족 협의회는 졸업식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종민 기자)
"아이들이 살아있다면 오늘 자장면이나 삼겹살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시간인데 작은 일상의 행복을 꿈꾸는 것조차…"
16일 오후 12시부터 다짐의 헌화식이 열린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예은이 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졸업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다 끝내 눈시울을 붉히며 말문이 막혔다.
이날 영하의 날씨 속에 매서운 칼바람이 분 정부합동분향소는 행사시작 전 적막감이 감돌았다.
단원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린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다짐의 헌화식이 시작되기 전 7명의 수녀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아이들의 영정에 헌화할 때까지만 해도 한산해 어느덧 250명의 별이 된 아이들은 세상에 관심에서 멀어진 듯 보였다.
하지만 오후 12시가 다가올수록 희생 학생들의 형제자매, 시민들, 희생자들의 친구들 200여 명이 순식간에 몰렸다.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3반 담임을 맡았던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생존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한다"면서도 "명예졸업식은 250여 명의 별이 된 아이들과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다 마지막을 함께 한 12명의 선생님들 모두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천이 형 권오현씨의 사회 진행된 헌화식에서는 한국신학대학교 안은초 세월호참사대책위원장이 '너에게 쓰는 편지'를 통해 희생자 부모들을 위로했고 친구와 가족의 답사가 이어졌다.
희생자 가족을 대표해 답사를 한 유 위원장은 "졸업하는 아이들도 축하해주고 고마운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려야 할 것 같아서 집에 있고 싶어도 몸을 추스렸다"며 "생존학생들을 포함한 재학생들의 졸업을 엄마·아빠로서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