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15번)이 14일 동부와 원정에서 팀 동료들의 움직임을 지시하고 있다.(원주=KBL)
'2015-2016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인천 전자랜드의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14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 경기 전 김영만 동부 감독은 은근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바로 상대 주포 리카르도 포웰(196cm)에 대한 걱정이었다. 김 감독은 "전자랜드는 포웰이 이끄는 팀"이라면서 "내외곽이 모두 능하고 동료들을 잘 살리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다양하게 마크맨을 붙이겠다는 계획이었다. 김 감독은 "김주성이나 윤호영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면서 "한정원을 비롯해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 등으로 포웰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포웰은 김 감독의 수비 대책을 무력화했다. 이날 포웰은 이날 양 팀 최다 30점을 쏟아부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리바운드도 10개를 잡아내 더블더블을 이뤘고, 막판 주태수의 위닝 3점포를 어시스트하는 등 알토란 4도움을 올렸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대활약에 85-81 승리를 거두고 8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날 졌다면 지난 시즌 당한 9연패를 428일 만에 재현할 뻔했다. 그만큼 값진 승리였다.
특히 승부처인 4쿼터에 8점 등 후반에는 16점을 집중했다. 여기에 81-81로 맞선 종료 1분36초 전 주태수(13점)의 3점포를 도우며 쐐기를 박았다.
반면 동부는 홈 9연승이 무산됐다. 벤슨이 26점 14리바운드 5도움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경기 후 포웰은 인터뷰실로 들어오며 취재진을 향해 "롱 타임 노 시("Long time No see)!"로 인삿말을 건넸다. 그야말로 오랜만의 인터뷰였던 까닭이다. 햇수로 따지면 2년 만의 인사였다. 포웰은 "굉장히 필요했던 승리였다"면서 "한 달 넘게 승리 못 했는데 휴식기 동안 선수들이 잘 준비한 부분을 보여 이겼다"고 기뻐했다.
최근 경기 중 표정이 좋지 않았던 데 대해서는 "모든 선수가 지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나 역시 이기는 기쁨보다 지는 슬픔이 더 크기 때문에 웃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랜드가 지난 시즌보다 약해졌는데 잘 나가다 막판 실수를 해서 무너진 것"이라면서 "실수를 줄여가고 각자 역할을 해낸다면 예전의 전자랜드의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