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은 23세 이하로 나이가 제한된 1992년 이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100%가 아닌 몸 상태에도 해트트릭을 완성하기까지 필요했던 것은 단 세 번의 슈팅과 고작 41분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SC 스타디움에서 열린 예멘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조별예선 C조 2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지난 우즈베키스탄과 1차전 2-1 승리에 이은 예멘전 5골 차 완승까지 조별예선 2연승으로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한 ‘신태용호’의 2차전 승리 주역은 단연 권창훈(수원)이다. 권창훈은 전반에 ‘신태용호’가 기록한 3개의 유효 슈팅을 모두 골로 마무리했다. 단번에 개최국 카타르의 압델카림 하산과 득점순위 공동 1위가 됐다.
더욱이 권창훈은 23세 이하로 나이가 제한된 1992년 이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과거 올림픽 1, 2차 예선에서는 1991년 필리핀전 3골의 서정원 수원 감독, 1995년 홍콩전 4골의 최용수 FC서울 감독, 1999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전에서 각각 3골씩 넣은 이동국(전북)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왼쪽 무릎 부상의 여파로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했던 예상보다 이른 예멘전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는 마치 신태용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맹활약했다. 자신을 보기 위해 UAE를 찾은 유럽 클럽의 관계자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결과적으로 권창훈은 예멘을 상대로 ‘신태용호’가 뽑은 5골 가운데 3골을 책임지며 자신을 향한 기대치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특히 왼발을 주로 쓰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오른발로 두 골을 뽑으며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능력까지 선보였다.
권창훈은 비단 골을 넣는 능력만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이 3-0으로 앞선 후반 27분에는 류승우(레버쿠젠)의 쐐기골을 만드는 완벽한 패스로 도움까지 기록했다. 예멘전 풀 타임 활약으로 권창훈은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