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동물, 피부병 &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 심각
- 국제멸종위기종 외 동물 판매 관련 법조항 없어
- 동물 전시하는 모든 기관 관장할 법 마련돼야
- 英, 7일이상 동물전시하려면 면허 소지 해야
- 실내체험동물원, 상근 수의사 없어
- 美, 파충류 살모넬라균으로 인한 집단식중독 발생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월 18일 (월) 오후 7시 1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실내체험동물원 (제공:동물을 위한 행동)
◇정관용> 동물원, 엄격히 말하면 갇혀 있는 동물을 눈으로 보기만 하는 그런 곳이죠. 그런데 요즘은 가까이에서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그런 실내체험동물원이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 열악한 시설, 부실한 동물 관리, 그게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해요. 우리나라에는 동물원에 관한 어떤 법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저희 시사자키에서도 몇 차례 이런 문제점을 지적한 바가 있는데 특히 이 실내체험동물원은 문제가 이중, 삼중으로 또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국내 최초의 동물원 동물들을 위한 시민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의 전채은 대표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전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 전채은>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직접 가보셨죠? 실내체험동물원.
◆ 전채은> 네.
◇ 정관용> 요즘 많아졌어요?
◆ 전채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요.
◇ 정관용> 몇 군데나 있는지 혹시 통계가 있습니까?
◆ 전채은> 통계 전혀 없습니다.
◇ 정관용> 아예 없어요?
◆ 전채은> 네.
◇ 정관용> 시민단체에서 추정도 안 해보셨어요?
◆ 전채은> 추정하기가 힘든 게요. 만들어졌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계속 끝도 없이 나와서 아직 통계는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어쨌든, 어딜 가보셨어요?
◆ 전채은> 주로 큰 도시들에 있는 요새는 약간 프랜차이즈화 된 실내체험동물원이 있어요. 거기를 지금 조사하고 있죠.
◇ 정관용> 여러 곳 가보셨죠?
◆ 전채은> 네.
◇ 정관용> 시설 규모가 어느 정도예요, 보통?
◆ 전채은> 보통은 백화점이나 이런 곳에 한층 구석을 빌려서 그래서 일반 동물원보다 규모는 훨씬 작고요.
◇ 정관용> 작죠. 그러면 거기에 있는 동물들 숫자도 적겠네요?
◆ 전채은> 그렇죠. 아무래도 큰 동물원에 비해서 훨씬 적고요. 실내에만 있다 보니까 실외전시장이라는 곳이 없죠.
◇ 정관용> 그렇죠. 어떤 동물들을 주로 키워요, 그런 데서는?
◆ 전채은> 토끼나 햄스터, 앵무새 같은 동물도 있고요. 그다음에 도마뱀 종류라든가 뱀, 파충류도 있고요. 그다음에 오소리, 라쿤, 서벌캣 이런 야생동물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 정관용> 그런 동물들 만져보게 해요?
◆ 전채은> 네, 만져보게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방금 야생동물들 안 위험해요?
◆ 전채은> 위험할 수 있죠. 물론 거기 직원들이 이렇게 보는 앞에서만 만지게 하기는 하는데요. 그 제어할 수 있는 게 약간 장애가 있어요. 왜냐하면 거기 벽이 유리로 되어 있는데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손을 뻗을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상호 간에 위험성도 있고요. 어떤 곳은 이제 유리관에다가 구멍을 뚫어놓고 거기다 먹이를 주도록 되어 있는데.
◇ 정관용> 아이들이 직접 먹이를 준다?
◆ 전채은> 네, 구멍 안에 아이들 손가락이 작잖아요. 충분히 들어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분명히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 정관용> 사고가 났는지, 안 났는지 같은 건 아직은...
◆ 전채은> 그것은 알 수 없고요. 만약에 사고가 났다고 해도 그게 좀 사고를 낸 사람들의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측면이 좀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실수해서 당신이 잘못해서 그런 거다?
◆ 전채은> 그렇죠.
◇ 정관용> 가서 동물들을 보시니까 상태가 괜찮아요?
◆ 전채은> 사실은 조명이 되게 어두워요. 그래서 자세히 관찰하기가 일단 좀 어렵고요. 그다음에 문제는 수의학적인 처치라는 것이 예방이나 그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동물들이 체험장 끝나고 나서 괜찮은지에 대해서 관리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요. 그래서 그 동물들이 다 어디 갔는지 알 수가 없고, 치료를 받았는지도 알 수가 없고. 그게 오히려 더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이게 상설로 있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만들었다 없앴다, 만들었다 없앴다 그런 곳이 훨씬 더 많습니까?
◆ 전채은> 그런 곳도 굉장히 많고요.
◇ 정관용> 상설도 있고.
◆ 전채은> 네.
◇ 정관용> 도대체 그 동물은 진짜 어디서 오는 거예요?
◆ 전채은> 그게 우리나라의 법률상 국제적 멸종 위기 종 같은 경우에는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그렇지 않은 동물들 같은 경우에는 수입이나, 번식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규제가 없고. 또 이런 것을 사고파는 그런 상점이랄까, 이런 업체들이 동물을 관리하는 업체로 등록이 되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각 지자체에 통신판매업, 그러니까 판매업이에요.
◇ 정관용> 그냥 판매업.
◆ 전채은> 네, 그래서 그 업체가 동물을 팔고 있는 판매 업체인지 아느냐고 지방자치단체에 물어보면 잘 모르시더라고요.
◇ 정관용> 네, 이것을 통해서 국제 멸종 위기 종이 아닌 어떤 동물도 다 사고팔 수 있어요?
◆ 전채은> 네.
◇ 정관용> 실제로 사고 팔리고?
◆ 전채은> 네.
◇ 정관용> 악어 같은 것도 팔고 그래요?
◆ 전채은> 물론 악어 종류는 거의 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긴 한데요.
◇ 정관용> 아까 말씀하신 뱀 이런 것.
◆ 전채은> 뱀 있죠. 굉장히 많이 팔리고 있죠.
◇ 정관용> 하긴 저도 TV에서 본 것 같아요.
◆ 전채은> 도마뱀도 많고요.
◇ 정관용> 굉장히 큰 뱀까지.
◆ 전채은> 네.
◇ 정관용> 그렇죠?
◆ 전채은> 네.
◇ 정관용> 그런데 규제라든지 관리가 우선 안 된다?
◆ 전채은> 어디서 번식돼서 어디서 팔리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게 문제점이고요. 정부에서도 그건 알고는 있는데 너무 많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를 손을 대서 관리해야 될지가 좀 난감한 상태죠.
◇ 정관용> 동물들 수입하고 판매하고 그런 업체들은 그렇고 동물원은 어떤 업종으로 등록이 돼요? 지금 동물원에 관한 법이 하나도 없다고 하시니까.
◆ 전채은> 동물원을 전체적으로 통괄하는 법이 하나도 없고요. 보통은 공영동물원이라고 하는 곳은 공원으로 등록이 되어 있고.
◇ 정관용> 서울대공원 이런 데 말이죠?
◆ 전채은> 네, 아닌 곳 같은 경우는 박물관으로 등록이 있는데.
◇ 정관용> 박물관?
◆ 전채은> 네, 그런데 사실은 테마파크의 형태로 되어 있는 곳도 있어요. 그러니까 등록되어 있지 않은 동물원도 상당히 많이 있어요.
◇ 정관용> 등록되어 있지 않은 동물원에 돈을 받고 사람을 받아도 돼요?
◆ 전채은> 그걸 규제할 수 있는 법이 없기 때문에요. 그래서 사실은 실내체험관 같은 경우에 최근에 동물원 관련해서 사고들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동물원에서.
◇ 정관용>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소개를 해주시면?
◆ 전채은> 서울동물원에서 사슴 매각 사태가 있었다거나.
◇ 정관용> 사슴 매각?
◆ 전채은> 네, 전시동물로 팔리던 사슴을 일종의 먹이로 쓰이는 고기 파는 곳으로 팔았죠.
◇ 정관용> 동물원에서?
◆ 전채은> 네. 그 사건이 굉장히 작년에 컸고요.
◇ 정관용> 그 동물원은 공영동물원이었어요?
◆ 전채은> 서울동물원에서 있었던 사건이죠. 그리고 사육사가 두 명이나 죽었잖아요. 그러면서 공영동물원이라고 하는 곳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좀 매서운 눈으로 자꾸 보게 되니까 그런 실내체험관이 자기들은 동물원이 아니라고 해요. 제가 그런 문구도 봤어요.
◇ 정관용> 공영동물원에서 논란이 되는 사건들이 자꾸 잇따르니까 우리는 그런 데 아니다?
◆ 전채은> 네, 우리는 동물원이 아니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럼 자기들은 뭐라는 거예요?
◆ 전채은> 그냥 체험관, 과학관 이런 것이라고 주장을 하는데 중요한 것은 동물들을 전시함으로써 그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사고팔고 이러는 곳이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동물을 전시하는 모든 기관을 통틀어서 관리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한 거죠.
◇ 정관용> 그냥 체험관, 과학관, 박물관, 테마파크 이런 식으로. 일시적으로 백화점 한 층에 한구석에 만들어졌다 없어졌다, 이런 것은 아예 등록이고 뭐고 없겠군요?
◆ 전채은> 그렇죠. 그건 백화점이랑 서로 계약을 해서 잠시 동안 이렇게 체험전 하고 없어지는 그런 걸 이동동물원이라고 하는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아무튼 관리 문제는 이따가 집중적으로 따지겠습니다만 법이 없다 이러다 보면 아까 언급하신 수의사가 건강체크를 하는지 사육사가 위험한 동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관리를 하는지 이런 것이 없으니까 동물들이 병에 걸릴 가능성이 굉장히 많겠네요?
◆ 전채은> 당연히 병에 걸릴 가능성이 굉장히 많고요.
◇ 정관용> 가서 딱 보시면 보여요? 어떤 병에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 전채은> 피부병을 앓고 있는 동물로 보이는 동물이 좀 있고요. 그다음에 정형행동이라고 게 있어요. 그게 고등동물들이 보이는 행동인데요.
◇ 정관용> 정형행동?
◆ 전채은> 네, 그래서 이제 stereotyped behavior이라고 해서 그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거예요. 보통은 많이 보이는 동물들이 오소리라든가 라쿤이라든가 고양이과 동물들은 100% 보여요. 그게 왜냐하면 굉장히 머리도 좋고 영리하고 무료한 걸 잘 못 참는 동물들인데. 너무 무료한 환경에서 계속 있다 보니까, 예전에 영화 같은 데 보면 정신병동에서 사람들 몸 흔드는 것 있잖아요. 그런 식의 행동을 보여요. 100% 그런 행동들을 보이는 것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이죠.
◇ 정관용> 네, 우리 안에 여기서 저기로 왔다갔다 계속 반복하는 이런 것도 그런 거예요?
◆ 전채은> 네.
◇ 정관용> 제가 보기에는 맹수들도 그런 게 많던데.
◆ 전채은> 네, 맹수들이 거의 다 고양이과 동물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동물들은 굉장히 넓은 곳을 만들어줘야 되고요. 그다음에 조도라든가 온도라든가, 습도라든가 그다음에 행동풍부화프로그램 이런 것들 굉장히 잘 해 주어야 되고 아침, 저녁으로 수의사들이 살펴주지 않으면 야생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자기의 질병을 숨기려고 하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체크를 해 주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어떤 동물원이든 상근하는 수의사가 없는 동물원들이 상당히 많이 있기 때문에. 어느 날 가보면 죽어 있고, 이런 경우들이 아마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 정관용> 사람들은 아프면 울기도 하고 그러는데. 동물들은 진짜 구석에 숨어서 가만히 있더라고요.
◆ 전채은> 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는 거예요.
◇ 정관용> 지난 8월이었나요? 희귀 동물 사체가 한꺼번에 발견되는 그런 경우도 있었죠?
◆ 전채은> 네.
◇ 정관용> 어디였었죠, 그게?
◆ 전채은> 그게 창원에서 있었던 건데요. 그런 실내체험 동물원이 업종이 망하면서 사실은 폐사를 하면 그것도 환경청에 신고를 해야 돼요. 그런데 신고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다 걸린 거죠. 그건 근본적인 원인이 일단 그런 동물원들은 등록하거나 또 폐원할 때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 보니까.
◇ 정관용> 아무 것도 없으니까.
◆ 전채은> 그리고 환경청에서 일하시는 담당 공무원들이 사실 인력이 굉장히 부족해요. 그런 것들이 충원이 돼야 되죠.
◇ 정관용> 이렇게 정형행동 같은 것은 동물의 정신이상이라고 봐야 되겠죠?
◆ 전채은> 네.
◇ 정관용> 그런데 아까 언급하신 피부병이나 이런 것들은, 글쎄요. 제가 너무 사람 위주로 질문하는지 몰라도 피부병이 걸린 동물들을 사람들이 직접 만질 수도 있게 한다, 예를 들면.
그러면 사람한테도 위험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전채은> 당연히 그렇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그런 소문이 좀 많이 났어요. 언론에 ‘야생동물들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 이런 보도들이 많이 나면서 손 씻는 기구가 옆에 있기는 하더라고요. 그게 어느 정도...
◇ 정관용> 만지면 손 씻고 나가라?
◆ 전채은> 예, 그런데 이제 아이들이 주로 하다 보니까. 손 안 씻는 경우들도 많이 있고 부모들이 아이들을 동물 만지는 곳에 놓고 부모들은 다른 데 가서 이야기하고 놀고 이런...
◇ 정관용> 그러려고 만든 거죠.
◆ 전채은> 그러니까 아이들이 만지고 손 다시 입으로 넣고, 이런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100% 제어된다고 보기는 힘들죠.
◇ 정관용> 그것 역시 그런 체험관에서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었다든지, 그런 자료가 제대로 없다고 그러셨잖아요?
◆ 전채은> 네.
◇ 정관용> 마찬가지로 무슨 병에 옮겼다든지 이런 것도 지금 전혀 모르는 거죠, 제대로.
◆ 전채은> 실제로 미국에서 그런 사건들이 있었어요.
◇ 정관용> 어떤 사건이요?
◆ 전채은> 실내체험관, 이런 곳에서 파충류 체험하고 아이들이 왔는데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린 거예요. 그래서 그 사건을 통해서 추적을 해보니까 파충류들 만지는 체험장 가서 아이들이 많이 만지고 살모넬라균에 감염이 된 거죠. 그래서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미국에서는 법이 좀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어 야생동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질병이 사실 70여 개가 넘는다라고 하거든요. 대표적으로 살모넬라인데 그 파충류들은 100%를 살모넬라가 상재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야 되고요. 만지는 것도 안 좋고, 파충류가 있던 자리에 가는 것도 별로 좋지 않다라고 조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100% 예방이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꼭 파충류를 만져야 그게 꼭 교육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고, 파충류가 살고 있는 야생과 좀 흡사한 그런 전시관에서 보는 정도로만 하는 것이 가장 그런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런 사례가 보고된 바가 전혀?
◆ 전채은> 네, 보고가 안 됐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아마 있을 수는 있겠죠.
◇ 정관용> 있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 전채은> 예.
◇ 정관용> 미국에서는 추적조사를 통해서 밝혀진 바가 있다?
◆ 전채은> 그렇죠.
◇ 정관용> 그러고 나서 미국에서도 법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 전채은> 네.
◇ 정관용> 그 얘기는 우리도 그런 뜨거운 맛을 봐야 법을 만든다는 얘기입니까? 뭐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전채은> 그래서 이거는 소비자들의 각성이 좀 필요해요.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그런 데 갔다 왔을 때 혹시 아프지는 않은가, 그런 걸 살펴서 만약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그걸 좀 추적해서 알아보고 그 체험전 때문에 자신의 아이들이 아팠다면 적극적으로 정부의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되는 소비자의 각성이 필요하죠.
◇ 정관용> 동물을 위한 행동이라는 단체는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위한 시민단체로 외국에는 이런 단체들이 많이 있죠?
◆ 전채은> 네, 그게 이제 동물보호운동이 발전하면서 갇혀진 야생동물에 대한 문제만 특화돼서 단체들이 만들어졌고요. 대표적으로 본프리재단(Born Free foundation) 이런 단체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전채은 대표의 기본 입장은 뭡니까? 동물원, 이것은 기본적으로 야생동물을 한 곳에 가두어 놓을 수밖에 없는 곳이지 않습니까?
◆ 전채은> 네.
◇ 정관용> 동물원은 없어져야 한다는 겁니까, 아닙니까? 우선.
◆ 전채은>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부족한 점들이 많이 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없어지는 게 바람직하지만 불가피하게 있어야 한다면 그러면 제대로 물 관리하자, 이건가요?
◆ 전채은> 네, 기본원칙은요. 이건 약간 전 세계적으로 기본원칙이 있는데요.
◇ 정관용> 뭡니까?
◆ 전채은> 그 동물이 원래 살았던 생태적 환경과 가장 유사하게 야생적인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 정관용> 예, 이게 돈 드는 일이잖아요.
◆ 전채은> 그래서 동물원이 돈을 벌수는 없다라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요. 동물 복지라는 것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그래서 오히려 이런 상업적 동물원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동물들을 보고 ‘생명이 정말 아름답구나’ 이걸 배우도록 하는 기능을 우리가 해야 하기 때문에 그건 시민들이 세금을 내서 일정한 좋은 조건과 기준을 가지고 운영하는 공영동물원들이 앞으로 계속 발전을 하고 이런 상업적 동물원들은 어느 정도 기준을 가지고 관리되고 제어될 필요가 있죠.
◇ 정관용> 아, 이게 딱 답이 나오네요. 생태적 환경을 만들어 놓고 아이든 어른이든 보여줘야 사실은 진짜 생명의 소중함 같은 걸 잘 알 수 있는 거니까, 그렇죠?
◆ 전채은> 그래서 실제로 외국의 학자들,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한 바에 의하면 철창 속에 갇힌 동물을 보고 사람들이 동물에 대한 어떤 공포감이나 이런 것들이 더 늘어났다고 해요. 그래서 좀 좋은 환경에서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있는 환경, 이런 걸 보면 오히려 아이들이 ‘생명이 참 아름답다’ 이런 것을 알 수 있게 되죠.
◇ 정관용> 따라서 기본적으로 상업적 동물원은 존재 자체가 어렵겠군요?
◆ 전채은> 네, 그렇죠.
◇ 정관용> 따라서 공용동물원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
◆ 전채은> 네.
◇ 정관용>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업적으로 이용됩니다, 동물원이.
◆ 전채은> 네, 그렇죠.
◇ 정관용> 대부분. 실제 돈벌이가 되니까 그렇게 할 거예요?
◆ 전채은> 그렇죠. 돈이 되니까 그걸 하고 있죠.
◇ 정관용> 그렇죠?
◆ 전채은> 네.
◇ 정관용> 그 얘기는 기본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돈 되는 동물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얘기는 그 동물들이 이상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 아닙니까, 한 마디로.
◆ 전채은> 대부분이 그렇다고 봐야죠.
◇ 정관용> 이상한 상태에 놓여 있는 동물들 쳐다보면 교육적 효과도 없다?
◆ 전채은> 그렇죠. 동물이 굉장히 저열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실제로 제가 아이들의 태도 같은 것을 보면 좀 낡고 이상한 곳에 갇혀 있는, 철창 속에 갇혀 있는 동물들에게 뭘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동물원 중에서도 환경을 굉장히 개선하려고 하는 동물원들이 있거든요. 그런 동물원들 앞에 가면 아이들이 탄성을 지르고 좋아하는 걸 봤어요.
◇ 정관용> 아름답고 멋있고.
◆ 전채은> 그래서 바꿔주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시민들에게 좋은 교육적 효과를 줄 수 있죠.
◇ 정관용> 심지어는 체험 동물들이 생기는 건 질병 감염의 위험까지 있다.
◆ 전채은> 네.
◇ 정관용> 그래요. 동물 문제가 아니라 사람 문제이기도 하네요, 그렇죠?
◆ 전채은> 네, 제가 동물원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동물들이 불쌍하고 환경을 개선시켜줘야 된다라는 그런 목표도 있지만 그 동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생각하고요. 그게 우리 아이들이 이 지구에 살고 있는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좋은 교육적 효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물원 문제가 그래서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면 동물을 위한 행동이라는 단체는 동물권보호운동만 하는 데는 아니군요?
◆ 전채은> 그것을 기본으로 하는데. 제가 주로 쓰는 말이 있거든요. 동물을 통해 사람을 본다고요. 우리 인간 사회가 좀 더 윤리적이고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죠.
◇ 정관용> 2013년인가? 더불어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동물원법 발의한 바가 있다고 하는데, 이거 통과 안됐죠?
◆ 전채은> 네, 그렇죠.
◇ 정관용> 여기는 어떤 내용들을 주로 담으셨어요?
◆ 전채은> 기본적으로 동물원을 만들거나 운영하거나 폐쇄할 때 환경부에 등록을 해야 되고 또 동물원을 만들 때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요. 그래서 만약에 동물원이 열악하게 됐을 때 그 동물원들을 폐쇄하고 그 동물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때 어떤 기준이라든가, 주체라든가 이런 것을 규정하고요.
◇ 정관용> 기본법이군요? 기본법. 주로 선진국에는 다 있나요, 이런 법이?
◆ 전채은> 동물원법이라고 규정되어서 나온 것은 없지만 관리하는 어떤 법들이 있어요. 영국 같은 경우에는 7일 이상 동물을 대중에게 전시해야 되는 모든 사람들은 면허를 받도록 되어 있어요.
◇ 정관용> 면허까지?
◆ 전채은> 그래서 동물원 면허법이라고 하죠.
◇ 정관용> 면허를 따려면 일정한 자격 기준 같은 것도 다 있을 것이고.
◆ 전채은> 그렇죠.
◇ 정관용> 동물원이라는 시설운영 기본법보다 더 엄격하네요, 이것은.
◆ 전채은> 네, 그렇죠.
◇ 정관용> 우리 PD가 꼭 물어보라고 하는 건데. ‘인권도 제대로 못 챙기는 판에 동물들의 권리, 동물 복지가 대수냐, 이런 것까지 꼭 챙겨야 되냐’ 이런 질문 많이 받으시죠?
◆ 전채은> 네, 많이 받죠.
◇ 정관용> 답 해보세요.
◆ 전채은> 저는 경제적인 것만이 꼭 그 사회에 질을 평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어렸을 때 몰라서 잠자리 날개도 찢고, 괜히 개미도 밟고 했어요. 그때 누군가가 저에게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 가르쳐 주었다면 제 주변의 많은 약자들에 대해서 더 일찍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반드시 동물만을 위하고 인간의 것을 뺏어서 동물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윤리적인 사회를 만들 것인가. 그것을 동물들을 통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 그게 동물권 운동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네, 그렇죠. 동물들은 약자죠. 게다가 갇힌 동물은 더더욱 약자죠.
◆ 전채은> 네, 그래서 동물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 당연히 아이나 여성이나 약자들도 다 생각하게 되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이들 손잡고 이런 데 자주 가시는 부모님들도 한 번 생각을 다시 해봐야 되겠네요. 내가 아이들한테 지금 뭘 가르치고 있나, 뭘 보여주고 있나,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채은>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동물을 위한 행동의 전채은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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