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불과 13일 앞두고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공화당의 대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하고 나섰다.
페일린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를 지지하는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트럼프도 성명을 내고 "세라의 지지를 받게 돼 지극히 영광"이라며 "그녀는 친구이자 내가 굉장히 존경하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페일린은 지난 2008년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존 매케인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출마했던 인물로 공화당 강경 보수 세력인 티파티를 대변하고 있다.
페일린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합법 체류하고 싶은 이주민들은 영어를 사용하라"고 말해 히스패닉계를 자극한 바 있다. 둘은 정치적 지향점이 비슷한데다 막말 스타일도 비슷하다는평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페일린과 같은 인물을 내각에 두고 싶다고 말했었고 페일린도 에너지 장관을 운운하면서 이에 호응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페일린의 이번 지지 선언이 트럼프의 대선 가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그녀가 다음달 1일 코커스가 열리는 아이오와의 티파티에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국 여론 조사에서는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아이오와에서는 유독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밀리는 상황이다. 크루즈는 티파티 세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페일린의 지지 선언이 아이오와에서 크루즈를 따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페일린은 지난 2012년 크루즈가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할 당시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크루즈는 이날 트위터에 "페일린의 도움 없이는 상원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올해 그녀가 무엇을 하든 나는 그녀의 팬"이라고 말했다. 페일린은 20일부터 트럼프의 유세전에 합류해 지지 연설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