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0대 국회서 개정?…선진화법의 운명은

이종걸 "20대 국회서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논의"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의 자세에서 미묘한 변화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시한 국회선진화법 중재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면서도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논의는 할 수 있으나 19대 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처리를 목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어렵다”면서 사견을 전제로 “20대 국회 때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논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의화 중재안에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현재 국회선진화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예산과 예산 부수법률의 자동상정을 너무 중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일반 법률의 경우 선진화법의 신속처리 대상을 제외하고 상당히 처리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일반 법률 처리상 애로점을 인정한 부분은 어느 정도 여권의 고충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하지만 “직권상정이 하나의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새누리당과는 달리 직권상정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회 본회의 신속처리 안건 지정 요건을 '재적의원 과반 이상 찬성'으로 완화하고 법사위 심사기간을 90일로 제한해 이 기간이 지나면 본회의에 부의, 법률안 처리 지연을 막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 중재안을 이날 발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 의장의 중재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심도있는 논의’ 방침을 밝혀 더민주의 반응이 관심이다.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당 구조 속에서 탄생한 것이 선진화법이기 때문에 3당이 존재하면 원래의 단순 다수결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와 안 의원은 선진화법의 문제점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차이를 드러냈지만 법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나름 인정하고 있어, 선진화법 개정 움직임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