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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미란 "아직 못 해본 멜로연기 욕심 나"

    "덕선이한테 우리 아들 왜 찼는지 묻고 싶다"

    최근 종영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정환엄마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라미란이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치타 여사'로 사랑받은 배우 라미란(41)이 지난 2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라미란은 극중 '치타 여사'처럼 쿨하고 솔직했다. 단역부터 차곡차곡 밑바닥을 다져 올라간 배우답게 연기 철학도 확고했다. 라미란은 "'응팔'처럼 가족 모두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많이 제작되면 좋겠다"면서 "아직 해보지 못한 멜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 다음은 일문일답 ]

    ▶ '응팔'에서 치타 여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감은

    (응팔) 촬영 전 신원호 감독님이 하두 엄살을 부려서 '이번 시리즈는 망했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분이 공감하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했죠. 저한테도 인생작품이 될 것 같아요. 극중 라미란 여사가 호피 무늬 옷을 즐겨 입잖아요. 요즘 그런 무늬 옷이 별로 없어서 의상팀이 재래시장 돌아다니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도 구하기 힘들어서 한겨울에 얇은 아이스천 옷을 입고 촬영했죠.

    ▶ 극중 라미란과 실제 라미란이 비슷한가

    작가님과 감독님이 캐릭터에 제 성격을 많이 반영해주셨어요. 제가 평소에도 잘 안 웃어요. 누가 웃겨도 '더 웃겨봐'라는 마음으로 안 웃어줘요. 드라마에서는 이웃들한테 막 퍼주지만 실제로는 마음만 있죠 뭐. 이일화 선배님과 김선영 씨와는 촬영하면서 사이가 돈독해졌어요. 극중 평상에서 수다 떠는 모습이 많잖아요. 케미를 살리기 위해 촬영 전부터 셋이 자주 만나다 보니 친해졌어요. 5년 전 셋이 '들깨들'을 결성해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하는 장면에서도 케미가 돋보였죠.

    ▶ '전국노래자랑' 예선장에서 입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저는 이 장면이 웃긴 장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5년 전 한 차례 고배를 마셨잖아요. 미란으로서는 얼마나 절실하고 떨렸겠어요. 재밌는 장면에서 울컥하고, 슬픈 장면에서 웃음이 터지는 것을 보면서 '응팔'은 대본의 힘이 큰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미란이 성균을 때리는 것만 애드립이었고, 정환과의 여권 장면이나 고구마 들고 하는 대사는 모두 대본에 나와 있었어요. 성균이 '하지마, 하지마'라는 유행어를 내뱉을 때는 진심으로 짜증이 나서 저도 모르게 풀을 막 던졌어요.

    최근 종영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정환엄마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라미란이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 아들 정환이가 덕선과 이뤄지지 못했는데

    혼자 속앓이하다 끝난 거니까 안타깝죠. 19화에서 정환이가 덕선이한테 고백하는 장면이 진짜 고백이 아니라서 아쉬웠어요. 제가 (박)보검이를 예뻐하긴 하지만, 극중 택이는 바둑밖에 모르니까 남편감으론 별로인 것 같아요. 정환이랑 결혼하면 더 행복하고 재밌지 않았을까. 미란은 덕선을 향한 정환의 애틋한 마음을 모르잖아요.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덕선이한테 '우리 아들 왜 찼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촬영 내내 정환이가 아들처럼 느껴졌어요. 정환이가 어려운 일이 있어도 엄마한테 말을 안 할 때는 서운했고, 사천으로 내려갈 때는 짠했어요. 솔직히 (류)준열이가 잘 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볼수록 매력있죠. 못 생긴 남자한테 빠지면 약도 없다는데, 많은 분들이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네요.

    극중 캐릭터 중 아들과 딸로 삼고 싶은 사람은 덕선이랑 정봉이에요. 덕선은 착하고 밝고 싹싹하잖아요. 정봉이는 복권도 당첨되고, 수집품들이 모두 돈으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선우는 너무 딸 같아서 재미 없고, 택이는 뒷바라지가 힘들 것 같아요.

    ▶ '응팔'은 가족 드라마다. '응팔'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보통 가족 드라마라고 해도 가족이 뒷배경으로 물러나 있는데, 응팔'은 가족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에피소드를 전면에 다뤘어요. 가족 모두가 주인공이고, 어머니,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연세 있으신 분들도 좋아한 것 같아요. 남녀노소가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많이 제작되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88년도에 중학교 1학년이었어요. '88년도에 쌍문동에서 누가 곤로를 쓰냐'는 댓글이 있던데, 저는 오히려 드라마에서 진보된 시간에 살았어요. 어린시절을 강원도 고한 탄광촌에서 보냈거든요. 저희 집은 실제 곤로 쓰고 연탄을 땠어요. 더구나 성균네가 부짓집이라 세트장 보고 아주 만족했죠.

    ▶ 인기를 실감하나

    네. 제가 언제 이렇게 기자 분들을 모시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겠어요. 세수도 안 하고 동네 마트에 곧잘 가는데 뒤에서 '정봉이 엄마', '치타 여사'라고 부르면 저도 모르게 돌아봐요. 예전엔 '막돼먹은 영애씨' 덕분에 '라과장'으로 불렸거든요.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최근 종영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정환엄마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라미란이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 '응답 시리즈'에 또 출연할 의사 있나. 해보고 싶은 연기는

    감독님이 워낙 새로운 얼굴을 좋아하셔서 다음에는 안 불러주실 듯한데, 불러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다음엔 제 남편 찾기를 하면 어떨까 싶어요. 안 해본 장르에 도전해야 하니까 멜로 연기가 욕심나요. 평범한 사람들의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상대는 잘 나가는 젊은 남자배우면 좋겠네요. 저야 손해 볼 게 없으니까.

    ▶ 2015년에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에너지가 소진되는 느낌이 들지는 않나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거예요. 에너지가 소진되어 쉬겠다는 건 저한테는 건방진 생각이에요.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더 해야죠. '너무 많은 작품에 나와서 질려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되기도 했지만 배우라면 작품으로 팬들을 만나야죠. 물론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로 보이는 건 배우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응팔'이 너무 잘 되어 부담감도 있고, 다음 작품에서 맡은 역할이 '응팔'처럼 재밌고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 작품에 완전히 녹아든다면 성공한 거라 봐요.

    ▶ 예능 출연 계획 있나

    MBC '라디오 스타'가 첫 예능이었어요. 방송 나간 후 '입담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 스스로는 조근조근 얘기하고 말수가 적다고 생각해요. 그후 '진짜사나이-여군 특집'에도 나갔지만 파급효과가 커서 오히려 예능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어요. 그래도 편하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할 생각이에요.

    ▶ 배우로서 목표는

    여러가지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배우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제가 히밀라야를 언제 가보겠어요. 아줌마 역을 10번 해도 같은 아줌마는 한 번도 없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 벌고 사랑받으니까 너무 감사하죠. '가늘고 길게'가 제 좌우명이에요. 정상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요. 어느 작품이든 잘 스며드는 연기를 하는 게 꿈이에요. 작품이 좋고, 제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출연할 거예요.

    2015년에는 제가 출연한 작품이 모두 잘 되어서 주목받았어요. 지금도 얼떨떨한데, 즐거야죠. 언제 또 이런 날이 올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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