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자료사진)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몸을 만들었습니다."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는 국가대표 4번타자다. 하지만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동안 이대호는 기다려야했다. 방망이야 문제가 없었지만, '느리다', '뚱뚱하다'와 같은 몇몇 편견들 때문이었다.
이대호도 이를 악물었다. 협상을 진행하면서 미국 애리조나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덕분에 시애틀과 1년 계약 후 5일 귀국한 이대호는 지난 1월4일 미국으로 떠날 때보다 홀쭉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대호는 "한 달 동안 계약 문제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운동을 열심히 했다"면서 "미국 진출을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했기에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살만 뺀 것은 아니다. 시애틀에는 지명타자 넬슨 크루즈가 있다. 이대호는 애덤 린드와 1루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즉 수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살을 뺐다기보다는 몸을 제대로 만들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 같다.
이대호는 "살이 빠지는 것도 좋지만,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해서 부상 위험 없이 뛰려고 했다"면서 "미국에서 느리다, 뚱뚱하다고 하는데 1루수로서 수비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몸을 만들었다. 살이 빠진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늘 최고였다. 한국을 거쳐 일본에서도 언제나 정상이었다. 그런 이대호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말 그대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물론 자신감은 있다.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보다 몸을 만드는 데 더 비중을 뒀다.
이대호는 "계속 배우고 있다. 야구가 쉽지는 않더라. 지지 않으려고 운동을 했고, 지금도 경쟁을 해야 한다. 항상 아프거나 안 좋으면 뒤쳐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지금은 몸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만 한다"면서 "나는 내 야구를 하겠다. 누굴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해온대로, 배운대로 하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