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켈레톤 사상 최초로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왼쪽 두 번째, 자료사진)
'신성' 윤성빈(23 · 한국체대)이 한국 스켈레톤 사상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윤성빈은 5일(현지 시각)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2015-2016시즌 월드컵' 7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18초26의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이 종목 최강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0.07초 차로 제치고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형 토마스 두쿠르스 역시 2분18초33을 기록, 형제가 공동 2위에 머물러 윤성빈의 우승을 막지 못했다.
스켈레톤 입문 3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2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16위에 머물렀던 윤성빈은 지난 시즌 월드컵 성적을 8위로 끌어올리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메달을 따내며 정상권에 근접했다. 월드컵 1차 대회 12위에서 출발한 윤성빈은 2차 대회 4위에 이어 3차와 6차 대회 동메달, 4차와 5차 대회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세계 랭킹도 마르틴스 두쿠르스에 이은 2위까지 올렸다.
그러더니 결국 우승 질주를 선보이며 올 시즌 두쿠르스의 7연속 우승을 저지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에 대한 가능성을 넘어 확신을 안겼다.
극적인 역전 우승이었다. 이날 윤성빈은 1차 시기에서 1분9초44로 마르틴스(1분9초28)와 토마스(1분9초29)에 뒤졌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 1분8초82로 이날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1분8초대 기록을 세우며 두쿠르스 형제들을 제치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지난달 원윤종(31 · 강원도청)-서영우(25 · 경기도BS경기연맹)가 전한 아시아 최초의 봅슬레이 월드컵 우승 소식 못지 않은 낭보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썰매는 들러리가 아닌 주역으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