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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뽑기'와 '거래' 잘한 KCC 부러울 게 없다

    (사진/KBL)

     


    '초보 사령탑' 추승균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가 마침내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로 도약했다. 50경기에서 32승18패를 기록한 KCC는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의 2강 체제를 깨뜨리고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KCC의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코치를 거쳐 사령탑에 부임한 추승균 감독은 세심한 리더십으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오전마다 코칭스태프와 매니저, 의무 스태프 등 전체 회의를 소집해 팀 상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한다.

    감독은 최상의 준비를 한다. 경기는 선수들의 몫이다. KCC가 시즌 막판 정규리그 1위로 올라선 원동력은 무엇일까? 기존의 주축 선수들이 제 몫을 한 가운데 서서히 나타난 '뽑기(드래프트)'와 '거래(트레이드)'의 효과가 불 같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KCC의 올 시즌은 첫 30경기와 최근 20경기로 나눠서 봐야 한다. 시즌 첫 30경기는 리카르도 포웰이 소화한 28경기와 허버트 힐을 영입한 뒤 적응 기간으로 보낸 2경기가 포함된 기간이다. 최근 20경기는 16승4패를 기록한 가파른 상승세의 기간이다.

    각 구단이 한 경기에서 몇 개의 리바운드를 잡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팀별 공격 템포와 공격 성향에 따라 리바운드 빈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리바운드의 플러스/마이너스(+/-) 마진이다. 상대보다 더 많은 리바운드를 잡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KCC가 시즌 첫 30경기에서 기록한 리바운드 마진은 -0.6이다. 리그 전체 5위였다. 그러나 최근 20경기에서의 리바운드 마진은 +3.6이다. 서울 삼성(+5.8개)에 이어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두 기간의 공격리바운드 마진 차이는 크지 않다(-0.5/-0.2). 수비리바운드 장악력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다. 수비의 완성은 바로 수비리바운드를 잡는 것이다.

    허버트 힐의 합류는 KCC 골밑 경쟁력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사진/KBL)

     



    ◇허버트 힐 효과

    리바운드 마진이 눈에 띄게 달라진 이유는 허버트 힐의 영입과 무관하지 않다.

    힐은 최근 20경기에서 경기당 24분을 뛰어 12.5점, 8.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 기록을 40분 단위로 환산하면 20.8점-14.5리바운드가 된다. 40분 단위로 바꾼 14.5개의 리바운드 기록은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14.5개), 부산 케이티의 코트니 심스(15.3개), 원주 동부의 로드 벤슨(15.0개)의 환산 기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즉, 힐은 KCC로 자리를 옮긴 후 코트에서 뛰는 시간만큼은 '라틀리프급'의 리바운드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힐은 56.7%의 높은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KCC의 안정된 득점력에 기여하고 있다.

    하승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음은 물론이다. 정통 빅맨이 아닌 포웰이 메우기는 어려운 역할을 힐이 해주고 있는 것이다.

    ◇하승진이 버티는 강력한 골밑

    KCC는 조직력이 흔들렸던 시즌 초중반에도 무리를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부상이 잦은 하승진의 출전시간을 철저히 관리했다. 첫 30경기 기간과 최근 20경기 기간을 비교했을 때 평균 출전시간은 24분30초 정도로 거의 차이가 없다.

    효율성은 달라졌다. 하승진은 앞 기간에 평균 7.3득점에 머물렀으나 최근 20경기에서는 10.0득점을 기록 중이다. 하승진과 힐이 있어 KCC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페인트존 득점을 시도하는 팀이고 또 가장 많은 점수를 페인트존 안에서 뽑아내는 팀이 됐다.

    두 선수는 '림 프로텍터' 역할도 잘해내고 있다. KCC의 첫 30경기 블록슛 기록은 2.3개로 리그 8위. 그러나 최근 20경기에서는 평균 3.2개의 슛을 블록했고 이는 같은 기간 울산 모비스(3.6개)에 이은 리그 2위다.

    ◇'해결사' 안드레 에밋

    긴 설명이 필요없다. 안드레 에밋은 최근 20경기에서 평균 30.6점, 7.1리바운드, 3.6어시스트, 1.6스틸, 야투 성공률 52.4%, 자유투 성공률 85.6%를 기록했다.

    이 기간 에밋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아무도 없다. KCC가 1위로 도약한 결정적인 이유다.

    KCC는 지난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에밋을 지명했다. 그는 단신 외국인선수다. 정통 센터 대신 에밋을 선택한 KCC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드래프트의 승리다.

    추승균 KCC 감독은 "에밋이 있어 든든하다. 해결사 능력 때문에 1라운드에서 뽑은 것이다. 에밋과 같은 해결사가 있다는 것은 감독으로서는 복이다. 접전 상황에서는 나와 선수들이 절대 안 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전주 KCC의 추승균 감독 (사진/KBL)

     



    ◇조화

    김태술과 전태풍의 역할 분담은 명확하다. 김태술은 공격을 풀어주는 야전사령관이다. 그가 코트에 있고 없고에 따라 볼 로테이션의 질이 달라진다. 전태풍은 에밋과 더불어 개인 능력으로 공격을 풀어줄 수 있는 해결사다. 패스 능력도 웬만한 정통 포인트가드에 밀리지 않는다.

    둘은 외곽을 지키는 양대 축이다. 올 시즌 야투 성공률이 좋은 편은 아니다(김태술 39.2%, 전태풍 41.8%). 그러나 상대 수비가 내버려둘 수 없는 선수들이다.

    KCC 외곽에는 '스나이퍼'가 산다. 김효범이다. 올 시즌 팀내에서 가장 많은 3점슛(평균 1.9개)을 넣었고 성공률(37.8%)도 가장 높다. 빈 공간을 찾아가는 능력이 좋아졌다. 김효범은 "추승균 감독님께서 상황에 따라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다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추승균 감독이 요즘 자주 칭찬하는 선수가 있다. 포워드 정희재다. 김태홍과 더불어 한 시즌 내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선수다.

    상대 팀의 백코트 에이스를 저지하고 싶을 때 추승균 감독의 시선은 신명호를 향한다. 에밋이 올 시즌 1,443분을 뛰어 팀내 가장 많은 56개의 스틸을 기록했는데 신명호는 725분만 뛰고도 52번이나 가로채기를 해냈다. 믿음직한 에이스 스토퍼다.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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