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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개성공단 중단 배후 = 북한 붕괴론"

정치 일반

    정동영 "개성공단 중단 배후 = 북한 붕괴론"

    -핵실험 후에도 공단 유지하겠다더니..
    -당 자금 의혹자료, 국회서 공개해야
    -공단 중단, 결정구조에 심각한 문제
    -통일부 장관, 소신있게 조언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오늘 2부에서는 주말 동안 가장 핫한 이슈가 됐던 두 명의 정치인을 연이어서 만나보겠습니다. 우선 지난 주 개성공단 폐쇄 이후 파장과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이죠. ‘개성동영’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개성공단 탄생에 산파 역할을 했던 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그동안 전북 순창에서 칩거해 온 정 전 의원이 이 개성공단 문제가 터지자 강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사실상 정계 복귀를 한 셈이 됐죠. 이러자 정치권에서는 여기저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직접 만나겠습니다. 정동영 전 의원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 정동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좋은 얘기로 오랜만에 모셨어야 되는데 제가 오랜만에 모시는 분들은 좋지 않은 것으로 모시게 돼서 저도 그렇습니다. 별명이 ‘개성동영’인 분한테 이 개성공단 폐쇄 소식, 어떻게 들렸나요?

    ◆ 정동영> 가슴 아픈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참한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개성에 투자했던 업체, 124개 공장에 임직원들, 노동자들, 기술자들입니다. 업체 대표입니다. 또 거기에 협력업체 5000개, 12만명이 넘는 분들 밥줄이 끊어지게 생겼잖아요. 밥줄은 생명줄입니다. 그분들 생각하면 잠이 안 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부는 이 개성공단 중단이 불가피한 대응이었다는 논리입니다. 어제 홍영표 통일부 장관 발언 들으셨겠지만 ‘개성공단에서 번 돈의 70%가 당 39호실과 서기실로 들어가서 무기도 사고, 핵실험도 했다. 비록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 근거자료도 정부가 갖고 있다’ 이렇게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동영> 중요한 발언입니다. ‘비록 공개할 수 없지만 그 근거 자료를 정부가 갖고 있다.’ 이거 국회가 밝혀야 합니다. 여야가 특히 야당이 외교통일위원회를 즉각 소집해서, 아마 소집됐다면 여기서 국회의원들에게 열람시켜주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서 차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첫째로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월 6일 북한이 핵실험한 뒤 2주 뒤인 1월 22일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 김현정> 1월 22일에 홍용표 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개성공단은 추진하겠다’라는 발언을 했다고요?

    ◆ 정동영>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 후였습니다. 두 번째로요, 며칠 전에 기자들 브리핑에서 ‘확실한 근거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확실한 근거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 김현정> 개성공단의 돈이 당 자금으로 흘러들어간, 무기로 흘러들어갔다는 데 확실한 근거는 없다는 것이죠?

    ◆ 정동영> 근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는 북한에 의해서 3년 전에 개성공단이 중단됐을 때 UN이 제재결의를 했잖아요. 그런데 그 제재에 대해서 대한민국 외교부가 2013년도에, 2014년도, 2015년도 3년 동안 개성공단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제재이행 보고서를 UN 안보리에 제출했습니다. 개성공단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개성공단이 말하자면 ‘없다에서 있다’로 180도 선회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왜 그렇게 선회했는가, 그 배후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제가 하나 말씀드릴까요?

    ◇ 김현정> 말씀하시죠.

    ◆ 정동영> 그 이유, 그 배후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우리 정부에서) 북한 붕괴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과도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생각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1월 1일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서 방명록에 이렇게 썼습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뤄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2016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것은 해석하기에 따라 붕괴론적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에 통일을 이루겠다는 말씀인데요. 저는 이런 생각이 이번에 개성공단 폐쇄라는 결정을 NSC(국가안전보장회의)라는 시스템 말고 대통령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한 배경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을 해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렇게 밀어붙이면 북한이 붕괴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말씀인데요, 그러면 그게 옳다고 보세요? 옳은 방향이라고 보세요?

    ◆ 정동영> 틀렸죠. 그것은 대단히 위험하죠. 북한 붕괴론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당시에 김영삼 대통령 시절입니다. ‘석 달 안에 무너질 것이다. 아니, 최대한 3년 안에 무너질 것이다.’라면서 북한 붕괴론으로 오락가락 하기를 16번 했던 것이 김영삼 정부의 대북 정책이었습니다.

    첫째는 북한 붕괴론이 배후에 있는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정책 결정 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180도로 정부의 입장을 바꾼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냐면 위안부 협상 문제, 대북확성기 재개 문제, 개성공단 전면 중단 문제. 다 대통령 혼자 결정했습니다. 해당 부처에 검토, 토의한 자료가 없습니다. 어떤 영향을 국제사회에 미치고 어떤 영향을 타부처에 미치느냐에 대한 검토가 전무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중요한 상황을 통일부 장관, 외교부 장관하고 상의를 하고 부처 얘기를 들었겠죠?

    ◆ 정동영> 정부에 NSC, 국가안전보장시스템이 있습니다. 제가 그 위원장 출신입니다. 제가 위원장을 했습니다. 이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해서 NSC가 열렸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에 열린 얘기는 들었습니다만요.

    대한민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 대통령과 다른 특수성이 있습니다. 유일한 분단 국가 아닙니까? 그래서 모든 정책 결정, 특히 외교 안보 정책에 관해서 1번이 국익이고 2번이 평화죠. 그런데 개성공단 중단이 과연 어떤 국익을 가져왔느냐는 거죠. 미국의 국익에는 봉사합니다. 중국의 국익에 봉사합니다. 일본의 국익에 봉사합니다. 대한민국 국익은 어디서 찾습니까?

     

    평화도 이게 어떻게 평화정책입니까? 반평화 정책이죠. 긴장, 갈등 조성 정책이죠. 긴장, 갈등이 격화되는 정책입니다. 반평화 정책이고 대결정책이고 강압정책입니다. 이것은 헌법 위반적 요소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 4조는요, 평화통일을 추진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평화통일정책과 위반되는 것입니다. 평화통일정책은 평화경제가 첫 단계입니다. 평화 경제의 핵심이 개성공단이잖아요. 꽃은 어디서 피나요? 꽃은 땅에서 피죠? 땅은 평화입니다. 꽃이 경제입니다. 경제를 꽃피우려면 평화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요. 그런데 그 평화가 흔들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은 잘못된 정책입니다.

    ◇ 김현정> 정동영 전 장관님, 말씀을 종합해보자면 1월 22일에 개성공단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통일부장관이 지금 개성공단 문 닫으니까 ‘우리가 이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다는 자료를 가지고 있다’느니 이렇게 오락가락 발언을 하는 이유를요. 결국 주무장관도 이 결정 과정에 관여하지 못하고 그냥 위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해서 시키는 대로 하다보니까 이렇게 오락가락 행보가 나오고 스텝이 엉키고 말이 꼬이고, 이런다고 보시는 거예요?

    ◆ 정동영> 이분은 아마 학자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통일부 장관이 제대로 된 장관이라면 이럴 때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대통령에게 제대로 말하는 것이 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렇게 했어요. 중령과 대령도 장군이 말하는 것을 반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이것이 열린 리더십입니다. 소통의 리더십입니다.

    통일부 장관이 입술이 부르텄던데요, 고민이 많았겠죠. 그런데 정말 본인이 이 개성공단 중단이 가져올 파장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직을 걸고 했어야죠. 장관 자리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언젠가는 끝날 자리잖아요. 저는 안타깝습니다. 통일부 장관도 그렇고, 외교부 장관도 그렇고 국정원장도 그렇고 NSC 멤버라면 당신들의 소신과 철학에 따라서 시스템은 가동하도록 조언했어야죠.

    ◇ 김현정> 지금 뭔가 엉켜서 돌아가고 있는 개성공단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계시는 건데요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의원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대통령 국회 연설이 내일 있다니까 한번 좀 듣고 이번 평가를 또 해보도록 하고요. 정 의원님, 그나저나 개성공단 문제가 이렇게 예기치 않게 터지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셨습니다만 공식적인 정계복귀 발표는 언제쯤 하실 생각이신가요?

    ◆ 정동영> 사실은 제가 설 끝나면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고, 저도 활동을 공식적으로 재개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개성공단 문제가 예기치 않게 터지면서 제가 출마자 입장에서 얘기한 것보다는 그래도 아직 발을 내딛기 전에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께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고요. 특히 지금 이 순간 가장 비참한 처지에 몰려 있는 124개 개성공단 입주업체 들은 사실 약합니다, 정부 앞에 약한 기업인들이죠. 이분들의 처지를 대변할 사람이 있어야 되겠다는 점에서, 3년 전에도 같이 싸웠습니다만 그런 입장에서 며칠 뒤에는 제 입장을 정리해서 내놓겠습니다.

    ◇ 김현정> 이번 주 중에는 뭔가 내놓을, 정확하게요?

    ◆ 정동영> 그렇죠.

    ◇ 김현정> 그저께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하고 권노갑 전 상임고문, 정대철 전 고문, 이훈평 전 의원이 함께 찾아오셔서 만나 셨어요. 또 천정배,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모두 정동영 전 의원하고 함께하고 싶다고, 아주 공개적으로 적극적으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그쪽으로 좀 정하신 건가요?

    ◆ 정동영> 오늘은 개성공단 문제를 말씀드리겠다고 해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며칠 뒤에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시면 그 때 말씀을 드리겠고요. 좀 안타까운 것은 언론입니다. 언론이 받아쓰기 언론이 돼서는 안 됩니다. 독재 시절에도 양심언론이 있었기 때문에, 양심언론이 선봉에 섰기 때문에 우리가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었는데요. 지금이야말로 단순히 개성공단, 공단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한반도의 미래의 문제입니다. 통일로 가느냐 못 가느냐의 기로에 서있거든요. 저는 여기서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기대합니다. 양심언론으로서 사실은 사실대로 진실은 진실대로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정> 당부 감사드리고요. 저희는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지금 망설이고 계시다면 어떤 부분 때문에 망설이고 계실까요?

    ◆ 정동영> 자꾸 정치적인 부분을 물으시는데 오늘은 개성공단 얘기를... 어차피 그렇게 부르셨으니까... 개성공단 때문에 청년들 앞길이 막힌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성장잠재력을 어디서 확충할 것입니까? 인구는 줄어들죠, 생산성 약해지고 있죠. 그 다음에 투자처는 마땅치 않죠. 어디선가 물꼬가 터져야 합니다. 이게 개성공단입니다. 이게 국방외교, 국방정책, 국방무역으로 가야만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이 커지고 일자리가 청년들에게 주어집니다. 그래서 이것을 입체적으로 종합적으로 잘 다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아무리 ‘어디 출마하시겠느냐, 어디로 나가시냐’ 이것을 여쭤도 답은 안 나올 것 같고 제가 이거 하나는 여쭙고 싶습니다. 잠시 후에 신기남 의원이 출연을 하세요. 공교롭게도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 천-신-정, 세분이 다 당을 나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것에 대한 심경, 한마디 하실 만한데 어떻습니까?

    ◆ 정동영> 안타깝습니다. 이 부분도 며칠 뒤에 제가 말씀드릴게요. 미안합니다.

    ◇ 김현정> 이 안타깝고 착잡하고 이런 심정은 당연히 있으시겠죠.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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