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현아 (사진=자료사진)
대법원이 속칭 '스폰서 계약'을 맺고 사업가와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성현아(41)씨 사건에 대해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8일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성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성씨가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사업가 A씨를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이 있다"며 "경제적으로 도와줄 재력가면 누구든지 개의치 않고 성관계를 하고 금품을 받을 의사로 A씨를 만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면서 "성씨가 불특정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성씨는 2010년 2월부터 3월까지 소개받은 사업가와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세 차례 성관계를 하고 세 차례에 걸쳐 모두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약식기소됐지만, 무죄를 주장하며 2014년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성씨는 재판에서 법률에 규정된 성매매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을 받고 성교 행위를 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는데, 하급심과 달리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1·2심은 "'불특정'은 성행위 당시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고, 성행위의 대가에 주목적으로 두고 상대방의 특정성을 중시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성매매로 봤다.
성씨는 또 '결혼상대를 찾는 중이었기 때문에 성관계의 주목적이 금품이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하급심은 성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로부터 '돈 많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는 제안을 수락한 점에 비춰 이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1심은 "성씨는 자신을 경제적으로 도와 줄 수 있는 재력이 있는 사람이면 그가 누구든지 성교행위를 목적으로 만날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성씨가 스타일리스트로부터 A씨를 소개받을 당시 이미 전 남편과 이혼해 벌거 중이었고, A씨가 "전 남편 문제로 많이 힘들다는 얘기를 나눴던 것 같다. 성씨가 결혼도 생각하고 나를 만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 증언에 주목했다.
또, 두 사람이 성관계 없이도 몇 번 만나면서 성씨가 다른 남자를 만났거나 성관계를 맺었다는 자료가 없고, A씨가 결혼 의사가 없다는 걸 안 성씨가 스타일리스트로부터 소개받은 다른 남성과 얼마 뒤 결혼해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도 대법원 판결의 근거가 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성매매 의미를 명확히 한 판결"이라며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은 엄격한 증명에 의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볼 때 성매매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