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원로학자 70여명이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성명을 23일 발표했다.
앞서 이 소장은 자신의 저서 '우리 안의 식민사관'에서 김현구 전 고려대 교수를 식민사학자로 규정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소장은 책에서 김 전 교수가 '임나일본부설'을 수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소장이 허위사실을 전제로 김 전 교수를 식민사학자로 규정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가가 학문적 영역에 관여한 것은 학문사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반발했고, '학문의 자유와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을 결성했다.
이번 성명은 시민모임에 참여하는 학계 원로들이 주축이 된 '학문의 자유와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는 학계 원로 모임'(학계 원로 모임)에서 내놓은 것이다.
학계 원로 모임은 "저술과 출판에 의해 이뤄진 학문적 비판을 학문의 장에서 토론으로 해결하지 않고 고소한 것은 학문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를 사법부가 나서서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후진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반학문적 행태와 올바른 역사관의 확립을 저해하는 반국가적 행태가 다름 아닌 국가기관에 의해서 자행되는 데 대해서 강하게 항의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