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확정 후에도 코트를 밟아 17연승 기록을 이끈 오레올. (사진=현대캐피탈 제공)
"안 물어봤습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지난 2월25일 OK저축은행을 꺾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오레올에게 나머지 경기 출전 의사를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결국 오레올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 연승 기록도 걸려있고, 무엇보다 아직 현대캐피탈의 배구가 완성 단계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2일 삼성화재전을 앞두고 "오레올은 오늘 나간다. 베스트 전력으로 붙을 것"이라면서 "(출전 의사는) 안 물어봤다. 대신 정면돌파를 하겠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며 7년 만에 정상에 섰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정상까지 밟으려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 최태웅 감독의 생각.
최태웅 감독은 "아직까니는 어떤 상황에 따라 선수를 빼고, 넣은 여유 있는 팀이 아니다. 더 배워야 한다. 더 탄탄해지려면 정면돌파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오레올을 빼면 삼성화재도 기분이 안 좋을 것이다. 정정당당히 해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은 6일 우리카드전을 마지막으로 11일이라는 긴 휴식이 있다. 자칫 실전 감독이 떨어질 수도 있다. 연습 상대를 찾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남은 경기를 훈련으로 삼겠다는 이유도 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다소 처진 분위기도 다시 잡을 수 있다.
결국 100% 전력으로 삼성화재에 맞선 현대캐피탈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원정경기에서 3-0(25-20 25-18 25-2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17연승을 기록, 삼성화재가 두 시즌에 걸쳐 두 차례 기록했던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마지막 우리카드전을 잡으면 신기록이다. 특히 상대전적 5승1패로 시즌을 마감하며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삼성화재와 상대전적에서 앞섰다.
상승세의 현대캐피탈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오레올은 공격성공률 75.86%의 완벽한 스파이크로 24점을 올렸고, 문성민도 12점으로 뒤를 받쳤다. 블로킹도 9-4 우위였다. 기록만 봐도 질 수 없는 경기였다. 후반기 17경기 전승. 무엇보다 6라운드 5경기를 잡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그로저는 홀로 분전했다. 공격성공률 51.21%로 24점을 기록했다. 특히 서브 득점 2점을 추가하며 V-리그 최초로 한 시즌 서브 득점 100점(101점)을 돌파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