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LB.com 홈페이지 캡처)
"국제적인 뉴스 아닌가?"
한국의 홈런왕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무대에서 터뜨린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의 대문을 장식할만큼 미국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박병호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해 1회초 2사 만루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박병호는 탬파베이의 우완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2014년에 52개를, 2015년에 53개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았고 또 4년 연속 KBO 리그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가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자 반응이 뜨거웠다.
무엇보다 만루홈런을 얻어맞은 오도리지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오도리지는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난 괜찮다. 국제적인 뉴스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온 박병호의 만루홈런 소식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외 지역에서도 관심을 끌지 않겠냐는 농담이다.
자존심도 굽히지 않았다. 오도리지는 "그에게는 잘된 일이다"라며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에는 나를 상대로 얼마든지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잘 치고도 홈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공을 치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했다. 그는 언제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2루심이 "홈런! 홈런!"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알았다.
그만큼 힘이 제대로 실린 한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