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축구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토트넘은 3월 A매치 기간에 '휴식'이라는 깜짝 선물을 통해 손흥민의 분발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3월 A매치 기간 손흥민(토트넘)에 주어진 귀중한 휴식은 원활한 3각 협의의 결과물이다.
손흥민은 14일 발표된 축구대표팀의 3월 A매치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력 저하로 출전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의 손흥민이지만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3월 레바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과 태국 원정 평가전에 데려가지 않기로 했다.
소속팀 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 등이 3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된 것과 달리 현재 ‘슈틸리케호’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손흥민이 발탁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0년 12월 첫 발탁 이후 꾸준히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한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경기력 저하가 아닌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3월 A매치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선수 본인의 올림픽 출전 의지가 확고해 토트넘에 3월 A매치에 손흥민을 차출하지 않는 대신 리우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차출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협회에서 배려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며 토트넘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 역시 “와일드카드는 미리 협력을 요청해야 할 것 같아서 슈틸리케 감독에 적극 협조를 요청했다. 토트넘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왔기 때문에 이번에 뽑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운명을 결정할 3월. 슈틸리케와 신태용이 건넨 선물
토트넘에게는 3월이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시즌 종료까지 8~9경기를 남긴 가운데 토트넘은 16승10무4패(승점58)로 선두 레스터시티(승점60)에 불과 2점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아스널(승점52)과 격차가 6점이나 벌어진 만큼 사실상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은 레스터와 토트넘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토트넘은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에도 진출해 있는 만큼 3월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정으로 치러진다. 특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과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크게 패한 만큼 18일 2차전 홈 경기는 더욱 큰 점수차로 승리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 때문에 손흥민의 활약이 필요한 토트넘이다. 비록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려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구상에 포함된 만큼 언제라도 출전이 가능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손흥민의 과제다. 이 때문에 장시간 비행이 필요한 대표팀 차출이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감독은 토트넘 구단에 먼저 연락을 취해 손흥민을 3월 A매치에 소집하지 않는 대신 오는 8월 리우 올림픽 본선에서 활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토트넘 역시 긍정적인 답변으로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