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의자 얼굴 비공개, 원영이 누나위한 결정
- 계모, 노래방 도우미였고 친부 회식서 만나
- 친부, 계모가 아이 더 때릴까 방치했다 진술
- 피의자 둘 다 살인죄 적용
- 형사 생활 25년 만에 이런 父 처음 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덕순(평택경찰서 형사과장)
우리가 애타게 찾던 그 아이, 원영이는 결국 지난 토요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난 계모의 학대 행위는 상상을 초월하죠. 베란다에 가두고 밥을 굶기기 일쑤였고. 소변을 잘 못 가린다고 온몸에 락스를 퍼부은 채 화장실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이 화장실에 가두는 행동은 지난 3개월 그러니까 겨울 동안 집중됐는데요.
영하 10도가 넘는 추운 날씨에 찬물을 끼얹고 아이를 발가벗긴 채 난방도 안 들어오는 빌라 화장실에다 가뒀다는 겁니다. 하루 종일 가두다가 이 원영이가 참을 수 없어서 문을 열고 나오려고 치면 무섭게 매질을 한 뒤에 다시 화장실에 가뒀답니다. 그렇게 3개월을 보낸 어느 날 원영이는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는 건 대체 아버지 신 씨는 이런 상황을 몰랐던 건가. 알았다면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었는가. 상식을 넘어서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죠. 이 원영이 사건을 가장 가까이에서 수사한 경찰 한 분 연결하겠습니다. 평택경찰서 박덕순 형사과장 연결을 해보죠. 과장님, 나와 계십니까?
◆ 박덕순> 안녕하십니까. 평택경찰서 형사과장입니다.
◇ 김현정> 이틀 동안 잠을 한숨도 못 주무셨다고요?
◆ 박덕순> 이틀도 더... 쭉 많이 못 잤습니다. (웃음)
◇ 김현정> 참 고생 많으십니다. 어제 집과 야산에 걸쳐서 현장검증이 있었는데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 박덕순> 시민들이 많이 오셔가지고 살인죄로 처벌하라, 얼굴 공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분노가 현장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 김현정> 얼굴 가리는 얘기가 나와서 그렇습니다마는 정말 계모와 친부가 귀밖에 안 보이던데. 이것은 이렇게 해야 되는 건가요?
◆ 박덕순> 법률에 얼굴 공개를 하는 죄나 그런 게 다 해당되는 게 있습니다. 이 건도 거기에 해당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 저희가 심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일단은 (조건이) 4가지가 다 충족해야 되고 가장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피해자의 누나 있지 않습니까. 원영이 누나가 앞으로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비공개가 필요하다고 결정돼서.
◇ 김현정> 그래서 원영이 누나 때문에?
◆ 박덕순> 네.
◇ 김현정> 반성의 기미는 좀 보이던가요?
◆ 박덕순>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다고 봐야죠. 조사할 때도 경찰관의 추궁에 얼굴을 빳빳이 세우고 그런 경우도 있었고요.
◇ 김현정> 반성의 기미가 없이 오히려 얼굴을 빳빳이 들었어요, 형사들 추궁에?
◆ 박덕순> 친부는 조금 그래도 반성하고 나중에는 잘못했다고 하는데 계모 같은 경우는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는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진 밥을 안 주고 베란다에 가뒀다, 또 같은 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는 영하 10도의 날씨에 발가벗긴 채 화장실에 방치했다. 이 두 가지 혐의던데. 아이도 숨진 상태고 사실 이건 증인도 없는 문제인데 이걸 어떻게 밝히셨습니까?
◆ 박덕순> 1월부터 4월까지 그건 그때 같이 학대를 당한 피해자의 누나가 있지 않습니까? 누나(를 통해) 확인이 된 거고요.
◇ 김현정> 그때는 누나랑 같이 살았던 거고.
◆ 박덕순> 네.
◇ 김현정> 올 겨울에는 누나는 친할머니 집으로 보내진 뒤였잖아요?
◆ 박덕순> 예. 그 부분은 일단 부검 결과랑 진술이 자기가 그렇게 락스를 뿌렸다는 게 있는데 사체를 발견하고 부검한 상태를 보니까 석회화, 괴사가 (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락스에 의한 거라는 국과수 감정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사체를 부검해 보니까 락스를 뿌려서 상처가 석회화한 게 드러난 거예요. 아니 그 락스를 왜 뿌렸답니까? 그 락스가 뭔지는 알고 뿌렸답니까?
◆ 박덕순> 계모가 깔끔한 성격이라고 하는데. 특히나 남자 어린아이들은 소변을 누다 보면 잘못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흘릴 수 있죠.
◆ 박덕순> 예. 흘릴 수도 있는데. 냄새난다는 이유로 그냥.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뿌린 거죠. 그리고 또 학대당하고 부검 결과 위에 위 내용물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확인이 됐거든요. 그러니까 밥을 전혀 안 줬다는 거죠, 며칠 동안은.
◇ 김현정> 그러면 이 외에도 다른 학대가 훨씬 더 많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네요?
◆ 박덕순> 저희도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아이가 병설유치원을 다닐 때는 건강한 편이었다고 했는데 사체 상태를 보면 지방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오거든요. 아사의 단계로 되는 거죠.
◇ 김현정> 예. 그렇기 때문에 학대행위는 지금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수사 중이라는 말씀이세요. 학대는 오로지 계모에 의해서만 이루어졌습니까?
◆ 박덕순> 직접적으로 학대한 것은 현재까지는 계모라고만 밝혀지고 있고요.
◇ 김현정> 아이를 1년 동안 돌봐온 지역아동센터 센터장과 저희가 인터뷰를 했는데, 계모를 만난 적이 있는데 옷차림이나 행동이나 도저히 아이 엄마로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만나본 계모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 박덕순> 평범하지는 않죠. 머리나 옷차림 이런 걸 봐서는 일반 가정주부님들하고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 김현정> 계모가 노래방 도우미 출신이고 이혼 전부터 동거했다라고 알려진 건 사실인가요?
◆ 박덕순> 네.
◇ 김현정> 사실이군요. 그러면 노래방에서 만난 겁니까?
◆ 박덕순> 네. 남편이 회식 자리에서 만났다고 하니까요.
◇ 김현정> 이혼이 완결되기 전에 만나서 동거부터 시작한, 아이를 키울 준비가 안 됐다는 걸 입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사실 중요한 부분이고. 계모에게 정신적인 문제는 없었습니까?
◆ 박덕순> 글쎄요, 계모한테는 정신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 같고 가정환경이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자기도 완전 따로 살면서 저희가 수사를 위해서 나중에 핸드폰 사용내역도 확인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계모는 남편 이외에 누구하고도 전화 통화한 기록이 없습니다. 오로지 그 남자만 있고. 사회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사람이라고 해야 되나.
◇ 김현정> 어떤 가족, 친척, 친구, 아무하고도 통화내역이 없을 정도로 사회적인 관계를 전혀 형성하지 않았군요. 그 계모에 대해서 혹시 더 특이했던 점 지금 기억나는 거 있으세요?
◆ 박덕순> 돈을 엄청 많이 소비했는데 그 소비된 내용이 보니까 주로 게임머니. 아이템이라고 하나, 그걸 사느라고 많이 소비했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게임머니 사는데 어느 정도나요?
◆ 박덕순> 8개월 만에 근 한 6000만원 가량을.
◇ 김현정> 6000만원이요?
◆ 박덕순> 네. 그런데 이게 전부 다 아이템을 샀는지는 더 확인해 봐야 되는데. 그쪽 게임에 드는 데로 계좌에서 빠져나간 게 있거든요.
◇ 김현정> 세상에. 이건 전혀 안 드러난 부분인데 게임에 빠져 있었다, 계모가. 이건 또 어떤 추정을 가능하게 하냐면 게임에 중독돼서 아이를 옆에서 돌본다는 것이 굉장히 귀찮아지고 그래서 아이를 화장실에 가둬놨을 가능성, 이런 것도 추정이 가능하네요. 기존에 그 아동학대 사건처럼.
◆ 박덕순> 그리고 이 사람 같은 경우도 애가 없으면 자기 부부끼리는 잘 살 수 있다 이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학대를 심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친부는 그 지역 항만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맞습니까?
◆ 박덕순> 평택항에 근무하는데 공무원은 아니고요. 일반 회사원입니다.
◇ 김현정> 일반 회사원. 평범해요, 이분?
◆ 박덕순> 네. 남자는 지극히 평범하고 월수입도 한 500 가량 되고.
◇ 김현정> 그것도 맞는 거고요. 친부는 정말 몰랐답니까, 그 학대 사실을?
◆ 박덕순> 처음에서 몰랐다고 그랬다가 나중에는 알았다(라고).
◇ 김현정> 알았는데 왜, 자기 친아들 아닙니까. 어떻게 그냥 뒀다고 합니까?
◆ 박덕순> 그러니까요. 저희도 그래서 수사를 하면서도 남자를 더 많이 비난을 하고 그랬거든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 김현정> 뭐라고 답해요? 그거 물었을 때 뭐라고 답합니까?
◆ 박덕순> 자기가 아들한테 그렇게 얘기를 하면 계모가 더 난리를 친다 이거죠. 그리고 자기 없을 때 더 괴롭힐까 봐 (그랬다고).
◇ 김현정> 그러면 그 정도 상황이 되면 부인하고 자식 중에 누군가를 택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박덕순> 저도 제가 경찰관 생활을 한 25년 하면서 이런 아버지를 처음 봤거든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아들이 화장실에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거기서 자기 용변을 보고 그럴 수 있나 참.
◇ 김현정> 아니, 아이가 거기서 발가벗겨진 채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을 때 이 남편이 들어와서. 이 아버지가 들어와서 용변도 보고 나가고. 또 놓고 나가고 이랬답니까?
◆ 박덕순> 네. 저희로서도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또 하나 걱정되는 게 이제 원영이 누나입니다. 이 집에서 원영이랑 같이 살다가 친할머니 집으로 보내져서 지금까지 키워진 건데. 그때 왜 누나만 보내게 됐습니까?
◆ 박덕순> 누나가 나는 먼저 할머니한테 갈 거다 하니까 계모가 화를 내고 그 화를 낸 걸 보고서 원영이는 그냥 거기 있겠다고 그런 거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너무 화를 내니까 원영이는 그럼 저는, 나는 있겠다 이렇게?
◆ 박덕순> 네. 자세히 다 얘기하면 너무 눈물날 만한 이야기가 많아서.
◇ 김현정> 눈물날 만한 얘기가. 참 강력사건만 25년 해온 형사 눈에서도 눈물이 날 정도의 사건입니다. 이 부부에 대해서 살인죄 적용은 가능합니까?
◆ 박덕순> 살인죄로 지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인 용어로 지금 작위냐, 부작위냐. 작위라는 건 직접적으로 하는 거고, 부작위라는 것은 죽게 그냥 내버려두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럼 형사님 보시기에는 두 사람 다 살인죄 적용이 가능할 거다라고 보고 이제 검찰로 송치할 생각이세요?
◆ 박덕순> 네, 지금 법률 검토를 해 가지고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이 끔찍한 사건 수사하시면서 정말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을 하나 꼽으라면 어떤 게 이해가 안 가셨어요?
◆ 박덕순> 누구나 생각하겠지만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저럴 수가 있나. 이겁니다. 딱 한마디로 야,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잔인해 질 수 있나 이거 하나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고생 많으셨고요, 과장님. 마지막까지 수사 잘 마무리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덕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원영이 사건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수사를 해온 분입니다. 평택경찰서 박덕순 형사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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