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사진 오른쪽)과 선수들 (사진 제공/WKBL)
정규리그가 끝나고 오래 쉬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다?
너무 일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졌을 것이다?
골밑 높이 싸움에서 상대에게 밀릴 것이다?
여자프로농구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춘천 우리은행을 둘러싼 우려는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생각이 많았다. 처음에는 정규리그 2위 부천 KEB하나은행이 올라올 것을 대비했다가 청주 KB스타즈가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잡자 생각이 많아졌다.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내용도 많아졌다.
생각을 달리 했다. 위성우 감독은 하나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준비를 하다 보면 늘 처음으로 돌아간다. 요구 사항이 많아지면 선수들도, 나도 혼란스럽다. 이번에는 단순하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년 결승전의 메모를 보면 결국 그 내용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기본에 충실했다.
일단 활동량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적극적으로 속공을 노렸다. 그러자 감각도 금세 돌아왔다.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 가드진을 괴롭혔고 정확한 타이밍의 도움수비가 더해지자 골밑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은 강했다. 우리은행은 16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에 역대 결승전 전반 최소득점의 굴욕을 안겨주는 등 66-51 대승을 거뒀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의 경기 감각과 긴장감 저하를 걱정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3월5일 이후 약 열흘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또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질주해 2월7일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후 경기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이 100% 집중력으로 진검승부를 펼친 것은 거의 한달 만에 처음인 셈이다.
우려는 기우였다. 우리은행은 경기 시작 후 첫 5분 동안 하나은행을 무득점으로 묶었다. 수비를 통해 감각을 되살렸다. 지난 3년 동안 챔피언결정전을 누볐던 선수들이 건재한 우리은행이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우리은행은 36-18로 전반전을 마쳤다. 하나은행은 1쿼터에 9점을, 2쿼터에도 9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반전 18점은 역대 챔피언결정전 전반 최소득점 신기록이다. 지난 2011년 4월1일 신한은행이 KDB생명과의 3차전에서 올린 21점이 종전 기록이다.
가드진의 역량 차이가 컸다. 하나은행은 전반에만 10개의 실책을 범했다. 우리은행의 박혜진은 고비 때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반면, 하나은행의 가드진은 전반전 무득점에 그쳤다. 총 야투 5개를 던져 다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