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나간 일일 뿐' 오리온 문태종(오른쪽)과 KCC 김민구(왼쪽)가 19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신경전을 벌이면서 두 팀 선수들이 코트 대치 상황을 벌이는 모습.(자료사진=KBL)
20일 오후 전북 전주실내체육관. 오리온 선수들은 21일 KCC와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 코트에 들어섰다.
전날 1차전에서는 두 팀의 신경전이 불거졌다. KCC 김민구(25)와 오리온 문태종(41)이 64-64로 팽팽하게 맞선 경기 종료 4분 전쯤 팔이 엉키면서 충돌했다. 이후 두 팀 선수들이 코트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심판 등의 제지로 확전은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나온 과격한 동작이 명승부에 흠집으로 남았다.
특히 김민구가 팔이 풀린 뒤 문태종에게 달려들 듯한 자세를 취하고 다소 거친 언사를 하는 모습이 나왔다. 물론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기 싸움의 연장선 상으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2014년 음주사고 물의를 빚은 뒤 출장정지나 벌금 없이 복귀한 김민구라 팬들이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조금 더 자숙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했어야 했다는 지적이었다. 일단 김민구는 "문태종에게 나중에 '죄송하다'고 했다"면서 "의도는 없었고, 경기 중 일어난 상황이라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한 문태종의 생각은 어떨까. 문태종은 이와 관련해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고 말했다. 썩 기분이 좋지는 않은 표정이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일이라고 했다.
이어 문태종은 "이런 문제보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멋진 승부로 주목받아야 할 챔프전이 경기력보다 다른 사안으로 화제가 되는 데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베테랑 김동욱도 "신경전은 경기 중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이미 지난 일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도 "내일 경기에 집중해야 하니 이 얘기는 그만 하자"고 양해를 구했다.
두 팀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소 묘해진 분위기를 쇄신하고 챔프전의 열기를 끌어올리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리온은 오는 23일 고양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원정팀인 KCC의 요청에 따라 경기장에 설치된 광고 통천을 철거하기로 했다. 원정 응원석 확보를 위해서다. 지난 시즌 LG와 6강 플레이오프(PO) 때 논란이 됐던 만큼 이번에는 원정팀을 배려한 것.
1차전을 더욱 뜨겁게 달궜던 두 팀의 신경전. 이후 챔프전의 양상이 어떤 전개로 흘러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