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 탄핵 맞먹는 레임덕 가능
- 호남참패, 어설픈 사과론 안돼
- '若無湖南 是無國家' 되새겨야
- 더민주, 호남소외차별 해결 부족
- 더민주와 국민의당, '순망치한'
- 두 야당 연대·통합 여전히 필요
- 대권 운운 권력투쟁 땐 민심이반
- 모든 정치지도자, 연대 협력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원순 (서울시장)
이번 총선, 여소야대라는 반전드라마가 펼쳐지면서 과연 향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까 궁금한데요. 패배한 여당은 바로 책임론에 휩싸일 수밖에 없고요. 선전한 야권은 지금 당 재편과 함께 대선을 향한 준비체제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미 어제 각 당의 대표들은 “다음 목표는 정권 교체다, 정권교체에 매진하겠다” 이런 선언들을 했죠. 이쯤에서 이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집니다. 야권 분열은 안 된다. 내가 문재인과 안철수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었는데 선거는 그대로 치러졌고 지금 3당 체제가 들어섰습니다. 대권의 잠룡이라고 할 수 있기에 이분의 총선 평가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연결해보죠. 박 시장님 안녕하세요.
◆ 박원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시장님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셨습니까?
◆ 박원순> 예상 못 했죠. 아마 모든 국민들에게 다 이번 총선은 사실은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국민은 위대하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했고요. 그야말로 지적하신 것처럼 16년 만에 여소야대, 또 더민주당 원내 1당, 국민의당 약진. 이런 선거 결과는 한마디로 정말 대한민국의 주인은 역시 국민이다. 그야말로 ‘사이다 선거’였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사이다 선거였다.
◆ 박원순> 그 말 유행이잖아요.
◇ 김현정> 유행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이 공천위원장 아니고 대통령 아니고 각 당의 대표 아니고 국민이라는 걸 보여준 선거.
◆ 박원순>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저는 정말 지금 우리 사회가 어렵지 않습니까? 이런 청년들의 실업, 또 하루하루 삶을 연명하기도 힘든 민생 현장, 이런 얘기들이 정치권에 그동안 들리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야말로 분열과 갈등, 막말 권력투쟁, 이런 정치가 이번에 심판 받았다, 그리고 정말 국민의 뜻을 이루지 못하는 그런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에 대해서 국민들이 표로 심판을 한 것이다, 이런 결론입니다.
◇ 김현정> 지금 오만한 정부 운영 방식 정권 이런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야3당이 합하면 160석이 넘죠. 그래서 레임덕이 심하게 올 것이다. 심지어는 탄핵에 맞먹는 레임덕이 올 것이다. 이런 예상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박원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를 통해서 국민들이 정부여당과 박근혜 정부가 그동안 해왔던 여러 경제 파탄 실정을 심판한 것으로 보거든요. 그래서 전향적인 국정 운영 기조가 불가피할 거다, 변화할 수밖에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또 동시에 야당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신뢰를 준 것인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야당에 대해서도, “야당이 이 정도면 지금 잘했다, 100석도 못 얻을 뻔했는데 더민주가 123석이나 얻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잘 한 것은 아니라고 보세요?
◆ 박원순> 결과는 물론 대승이죠. 그런데 이게 이른바 황금분할이라고들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느 당도 독주할 수 없도록 그래서 서로 협치하도록 서로 함께 민심을 정말 잘 듣고 먹고 사는 문제를 잘 해결해 달라 이런 표심이 확실히 드러난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민심의 회초리라는 게 무서운 것이다. 어느 정부여당도 또 야당도 국민만을 바라보고 서로 경쟁해라, 이런 취지의 뜻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정권 심판의 의미가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담겨 있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보세요? 일각에서는 여당심판보다 정부심판, 청와대 심판이 더 컸다 이런 말까지 나오는데.
◆ 박원순> 그것은 너무 당연한 말씀이라고 보고요. 왜냐하면 사실 그동안 국정교과서 강행 또 국민들의 합의 없는 위안부 협상, 권력 연장을 위한 이런 진박 싸움, 세월호 진상 조사 지연, 메르스 늑장 대응. 정말 국민들의 이런 어떤 삶의 생생한 목소리에 눈 감고 귀 닫았잖아요. 저는 민맹정치다.
◇ 김현정> 민맹정치. 민맹정치는 뭡니까?
◆ 박원순> 국민들의 목소리를 못 듣는 민맹이라는 거죠. 제가 그동안 현장 시장실이나 일자리 대장정 현장에 나가보면 정말 우리 국민들, 시민들 먹고 살기 힘들거든요. 지금 자영업, 전통시장 다 무너지고 있고 청년들 취업도 안 돼서 정말 힘들어하는데, 정치가 그동안, 이런 현장을 선거 때만 와가지고 이렇게 진정성 없는 사과하고 악어의 눈물 흘리고 이벤트식 읍소하고 이런 것 안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알겠습니다. 민맹정치를 해왔던 것 아니냐. 더민주 얘기를 해보죠, 소속된 정당이니까. 국민들이 더민주에 준 성적표에는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박원순> 저는 똑같은 무게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되지 않는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에 대해서 그런 독선, 오만한 국정운영에 대해서 분명한 경고를 한 것이고요. 그렇지만 사실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반드시 예뻐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청와대고 정부고 여당이니까 확실한 경고 심판을 했지만, 동시에 우리 더민주당에 대해서도 그것을 갖고 제대로 그러한 독선, 오만을 견제하고 또 민생과 경제를 잘 챙기고 또 후퇴해 가는 민주주의 이런 걸 제대로 살려내라, 이런 뜻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특히 호남에서 참패했습니다. 제1당으로 등극은 했습니다마는 호남 참패 이것은 상당히 아픈 부분 맞죠?
◆ 박원순> 네, 정말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없는 것처럼 저는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변명이나 어설픈 사과로 넘어갈 일은 아니다. 사실 이번 선거가 박근혜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의 그런 실정, 오만에 대한 국민의 선택이었다면, 호남의 선택은 더민주에 대해서 회초리를 든거죠. 그래서 이번 더민주당 성과는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다, 이런 걸 분명히 인식해야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국민들은 우리에게 최소한 집권 능력과 의지를 보일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야권의 심장부를 호남이라고 얘기합니다. 호남 지지 받지 못하는 후보는 대선 후보가 어렵다는 게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인데, 공감하십니까?
◆ 박원순> 저는 호남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 정치지도자가 어떻게 있을 수 있습니까?
◇ 김현정> 물론 그렇습니다만.
◆ 박원순> 그래서 어떤 이런 공학적인 계산이 아니라, 민생을 실천하는 것. 저는 그게 더 이번에 드러난 민의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특히 호남이라는 곳은 옛날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약무호남 시무국가 (若無湖南 是無國家)” 이런 말이 있고요. 또 대한민국에게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라든지 인권의 역사라는 게 광주 정신에 빚진 바가 크지 않습니까? 그래서 호남은 늘 우리 시대정신의 등대였고요. 그래서 차별과 소외 속에서도 민주와 인권을 지켜온 그런 호남에서의 결과가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지난 시간을 반성도 하고.
◇ 김현정> 반성하게 되는.
◆ 박원순> 성찰해야 된다고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호남 사랑을 다시 얻어오려면 찾아오려면 무엇을 어떻게 구체적으로는.
◆ 박원순> 지금 방금 호남정신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호남정신이라는 게 뭡니까? 우선 정권을 제대로 창출하라는 뜻도 물론 있을 것이고. 그동안 정말 100% 지지해 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정권 창출도 못 했고, 또 호남의 그런 어떤 여러 가지 소외라든지 차별 이런 걸 제대로 극복한 것도 아니고, 또 민생이나 민주나 이런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부분이 분명히 있죠. 말하자면 안주하지 않았냐. 이런 매서운 매를 든 것이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지금 야권의 지형이 절묘합니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모두 석권했고 반면에 더민주는 몸집은 상당히 큰 당이 되었지만 국민의당에 비해서 호남 마음은 얻지 못한 제1당이고, 그래서 이 두 당의 관계는 이제 어떻게 설정을 해야 되는가. 특히 “이제는 정권교체다”라고 두 당이 선언을 한 상황에서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해야 된다고 보세요?
◆ 박원순> “분열은 필패”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위대한 선택을 해 주셨죠. 두 야당을 다 말하자면 승리로 만들어주셨죠.
◇ 김현정> 절묘하게요.
◆ 박원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통합, 연대, 이런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오만하고 독선적인 권력에 맞서서 두 야당이 선의의 경쟁을 해라, 또 민생을 잘 챙기는 그런 목적을 향해서 서로 순망치한의 관계가 되기를 저는 바라고 있다는 거거든요. 어느 당을 하나를 지지한 게 아니고 사실은 두 당을 다 승리로 이끌어 준 것은 그야말로 서로 싸우고 그런 차이를 찾는 것 보다는 같은 것에 서로.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절묘하게 국민들이 야당 두 당 승리하게 해 주셨다고 했는데 그럼 이대로 대선까지는 분열 상태로 가면 안 된다, 분열 필패다, 대선에서는 이런 생각이 드시는 거에요?
◆ 박원순> 저는 지금 대권 운운하고 권력다툼을 한다면 그거는 정말 이번에 표현된 민심이 금방 이반하게 될 것이고, 그건 정말 국민들과의 주파수를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저는 정말 경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서로 함께 힘을 합쳐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되는 것이지, 지금 대권이 지금 중요한 상황입니까?
◇ 김현정> 대권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그렇게 딱 말씀하실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정권 교체의 목표를 향해서 우리가 발돋움해야 한다고 각당이 선언을 한 상태에서, 분열된 상태로 과연 이 각 당이 얘기하는 정권교체라는 게 가능할까, 생각은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박원순> 저는 대권이 도대체 무엇을 위한 대권인가요? 특정 개인을 위한 대권이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을 위한 것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져 있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로 국제기관들도 예상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방범한 실업률, 이런 민생의 도탄의 상황에서 권력다툼은 안 된다. 오히려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국회가 열리기 전이라도 이런 경제살리기를 위한 여야정 원탁회의 같은 것을 내놔야지 이번 표심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여야정 원탁회의를 꾸릴 준비부터 해라. 국회 열리기 전부터 마음 맞춰라 이런 말씀이세요?
◆ 박원순> 저는 이번에 표심을 보면 바로 이런 걸 하라는 뜻 아닙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 박원순> 안 그러면 공약에서 여러 가지 얘기하고 그랬는데 지금부터 또 서로 정쟁이나 하고 그런다면 국민들의 뜻을 이해를 잘 못한 것이죠. 저는 문제는 경제고요. 또 그 정답은 실천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30초 남았는데 청취자 질문이 좀 많이 들어오는데 전용자님이 "박 시장님도 대권 준비는 하나요, 마음에 준비는 하십니까?" 이 질문 답변을 주고 가셔야겠어요, 질문이 많이 들어와서.
◆ 박원순> 제가 똑같은 말씀 계속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달라, 이 문제 앞에서 모든 정치 지도자가 저는 정말 마음에 결의를 다지고 그렇게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박원순 시장 고맙습니다.
◆ 박원순>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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