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박병호 (자료사진=노컷뉴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홈 타운'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경기 막판 결승 2루타를 때려 개막 9연패 늪에 빠져있었던 미네소타에 첫 승을 선물했다.
박병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 타겟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4-4 동점이던 8회말 1사 1루에서 깨끗한 좌측 방면 2루타를 때려 1루 주자 트레버 플루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미네소타는 경기 막판 승부의 균형을 깬 박병호의 타점에 힘입어 LA 에인절스를 5-4로 꺾고 10경기 만에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박병호의 적시타가 터진 순간 타겟 필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홈 팬들에게 박병호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강렬한 한방이었다.
8회말 선두타자 플루트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박병호는 1사 1루에서 에인절스의 우투수 페르난도 살라스와 맞섰다.
첫 2구는 모두 볼이었다. 그래서 박병호는 비교적 편안하게 투수와 승부할 수 있었다. 차분하게 공을 지켜봤다.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2번 연속 파울이 나왔다.
때마침 실투가 들어왔다. 87마일짜리 체인지업이 높은 코스로 밋밋하게 들어왔다. 체인지업을 잘못 던지면 배팅볼이 된다. 박병호는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져 외야 깊숙한 곳까지 굴러갔다.
그 사이 플루프가 홈을 밟았고 박병호는 2루까지 진루했다.
박병호는 앞선 세 타석에서 삼진 1개를 당하는 등 2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를 기록했다. 지난 타석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 결승점을 만든 박병호가 승리의 영웅이 됐다.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린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0.179가 됐다.
미네소타는 0-1로 뒤진 6회말 미겔 사노와 트레버 플루프의 연속 적시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7회초 앨버트 푸홀스의 솔로홈런과 콜 칼훈의 2점홈런으로 에인절스가 다시 4-2로 앞서갔다.
그러자 미네소타는 7회말 에두아르도 누네즈와 조 마우어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박병호가 만든 결승점을 지켜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는 '無승' 팀이 두 팀 있었다. 앞서 끝난 경기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마이애미 말린스를 6-3으로 누르고 10경기 만에 첫 승을 기록했다. 미네소타는 자칫 유일한 '無승' 팀으로 남을 뻔 했다.
박병호의 결승 2루타는 미네소타 구단과 팬들의 모든 걱정과 우려를 날려버린 한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