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원정에서 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포항.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5~6일 열린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K리그 클래식 대표로 참가한 4개 팀은 누구도 웃지 못했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은 비겼고,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는 졌다. 4차전까지 치르는 동안 단 한 팀도 이기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정확히 2주 뒤 열리는 5차전. K리그의 네 마리 '용(龍)'들은 저마다 날카로운 칼을 품고 5차전에 나선다.
19일에는 포항이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수원이 감바 오사카 원정을 떠난다. 또 20일에는 서울이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를 치르고, 전북은 FC도쿄와 원정에서 맞붙는다. 4차전 아픔을 씻기 위해서라도 더 중요한 5차전이다.
수원의 에이스 권창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승이 절박한 포항과 수원, 그리고 전북
포항의 현재 상황을 표현하자면 '총체적 난국'이다. K리그 클래식과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5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손준호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주전 골키퍼 신화용도 다쳤다. 포항이 자랑했던 패스 위주의 '스틸타카'는 모습을 감췄다.
포항의 순위는 H조 3위. 1위 시드니FC와 5점, 2위 우라와 레즈와 3점 차다. 5~6차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광저우를 만난다. 2무2패 승점 2점으로 최하위인 광저우지만, 히카르두 굴라트, 파울리뉴, 잭슨 마르티네즈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지휘봉도 명장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이 잡고 있다. 성적으로 평가할 상대는 아니다.
당연히 총력전이다. 최진철 감독도 "승점 1점은 무의미하다. 광저우전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의 상황도 썩 좋지는 않다. 올해 수원이 치른 10경기(챔피언스리그 포함) 중 이긴 경기는 딱 1경기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경기 3무1패 승점 3점으로 G조 3위에 머물고 있다. 1위 상하이 SIPG와 6점, 2위 멜버른 빅토리와 3점 차다.
포항과 마찬가지로 5~6차전 승리가 절실히다.
사실 수원은 챔피언스리그보다 K리그 클래식에 좀 더 비중을 뒀다. 멜버른 원정 등은 사실상 1.5군으로 치렀다. 하지만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서정원 감독도 지난 16일 인천전에서 주전들을 쉬게하면서 오사카전을 준비했다.
서정원 감독도 "오사카전에 올인해 준비했다. 지난 주말 K리그에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줄여 체력도 안배했다"고 강조했다.
조 1위 탈환에 나서는 전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의 상황도 썩 좋지는 않다.
빈즈엉 원정에서 덜미를 잡힌 전북은 2승2패 승점 6점으로 E조 2위다. 1위 FC도쿄와 1점 차. 3위 장수 쑤닝도 승점 1점 차. 게다가 역대 챔피언스리그 일본 원정에서 2승2무9패로 부진했다.
물론 16강 진출까지는 포항, 수원보다 여유가 있다. 하지만 조 1위를 목표로 하는 만큼 도쿄 원정 승리가 꼭 필요하다.
부리람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는 서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여전히 여유 있는 서울
서울은 K리그 팀 가운데 유일한 챔피언스리그 무패 팀이다. 지난 5일 산둥 루넝과 예상 못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3승1무 승점 10점으로 여전히 F조 선두다.
서울은 부리람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승점 11점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게다가 부리람은 4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하고 14골을 내주며 전패한 최약체다. 서울도 부리람 원정에서 6-0 대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