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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음서제' 확인되나…'로스쿨 부정입학' 내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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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판 음서제' 확인되나…'로스쿨 부정입학' 내주 발표

    "아버지가 대법관 출신" 등 수백건 확보…교육부 '공개수위' 고심

     

    현대판 '음서제' 논란을 빚고 있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부정 입학 의혹을 조사해온 교육부가 다음주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자기소개서 등에 유력 정치인이나 판·검사인 부모 신분을 드러낸 사례를 수백건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교육부와 로스쿨협의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지난 1월 28일까지 전국 25개 로스쿨 입시과정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학교당 평균 20~30건의 입시 비리 의심사례를 적발, 정밀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는 대법관 출신을 비롯한 고위 법관 자녀 10여명과 검찰 고위간부 출신 자녀 30여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자기소개서 등 입학서류에 부모의 직업과 신분을 알 수 있는 내용을 적어놨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교육부의 현장 조사를 참관한 로스쿨협의회 관계자는 "조사관들이 학교마다 20~30건의 입학서류를 복사해갔다"며 "적발된 자료들은 '아버지가 고위 공직자로서 모범을 보이는 걸 배웠다'거나 '아버지가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걸 봤다' 식으로 부모 신분을 드러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법조계 "전면공개 않으면 국민적 저항 부딪힐 것"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전국법과대학교수회 서완석 회장 역시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부모의 직업과 가정 배경이 법조인뿐만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치인이나 고위관료, 대기업 임원과 대학 교수 등 로스쿨 입시에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적발한 사례 가운데는 전직 대법관인 아버지의 사법연수원 기수와 경력까지 자세히 적은 자기소개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북대 로스쿨의 일부 입학생도 자기소개서에 '아버지가 검찰 출신 변호사'라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북대 로스쿨의 신평 교수는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이란 저서를 통해 "한 교수가 '변호사 A씨의 아들이 이번에 우리 법전원에 원서를 냈는데 꼭 합격시켜야 한다'며 교수 연구실을 찾아다녔다"고 폭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이번에 적발한 사례 가운데 상당수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입학 취소 등 제재 수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적발된 학생과 부모의 공개 수위를 놓고 막판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서완석 회장은 "교육부가 이것을 그냥 덮고 나가선 절대로 안 된다"며 "만일 수위를 조절했다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쿨 제도 자체를 폐지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갖고 미봉책이 아닌 정공법으로 나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현직 변호사 133명 역시 의혹을 사고 있는 법조인과 그 자녀들의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교육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법조인 선발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공개를 거부한다면 즉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쿨 상당수는 입학단계서 '성장배경' 물어 반영해와

    이같은 요구에 대해 교육부는 "현재 로스쿨 실태조사는 결과를 분석중"이라며 "마무리가 되는 대로 빠른 시일 안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지난 2009년 처음 개원한 로스쿨은 그동안 입학 과정부터 취업 단계까지 끊임없이 불공정 논란을 일으키며 '현대판 음서제'나 '돈스쿨'로 불려왔다.

    교육부 역시 7년이 넘도록 한 번도 감사를 하지 않은 건 물론, 별도의 교육부령도 마련하지 않은 채 신입생 선발 절차를 사실상 '대학 자율'에 맡겨 관리를 방치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다보니 로스쿨 대부분은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통해 입학생의 부모와 가정환경 등을 파악, 주요 잣대로 삼고 있다는 게 법조계 내부에선 정설로 통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역 12개 로스쿨 가운데 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 6곳은 자기소개서에 '성장 배경' 항목을, 건국대와 고려대는 '교육 배경' 항목을 만들어 부모의 직업이나 가정 환경을 거론한 여지를 남겨뒀다.

    서 회장은 "서류평가는 물론 심층면접 등 2차 '정성평가'에서도 평가자들의 재량권이 발휘될 가능성이 너무 많다"며 "가령 우리 학교에 대법관 출신 자제가 다닌다면 홍보 효과뿐 아니라 자랑거리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로스쿨 대부분은 법학적성시험(리트·LEET) 성적, 학부 성적, 공인영어성적, 서류평가 등 1단계 '정량평가'와 심층면접 등 2단계 '정성평가'로 입학생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 자기소개서와 수상 및 재직 경력 등을 종합 반영하는 서류평가는 성균관대 로스쿨의 경우 1단계 총점 80점 가운데 40점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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