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들 드루와' 김성근 감독(오른쪽)이 이끄는 한화는 21일 롯데 원정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고 김태형 감독(왼쪽)의 두산과 22일부터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두산은 지난 12일부터 한화와 3연전 스윕 등 7연승을 달렸고, 한화는 7연패에 빠졌다.(자료사진=두산, 한화)
위기의 한화가 마침내 기나긴 7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내우외환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끝에 찾아온 한 줄기 소나기였다.
한화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9-5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0일 2-1로 이긴 NC와 마산 원정 이후 8경기 만에 맛본 승리다.
올 시즌 3승째(13패)가 이렇게도 길었다. 한화는 여전히 10위에 머물렀지만 승률 1할8푼8리로 이날 삼성에 진 9위 KIA(6승9패)와 승차가 3.5경기로 줄었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4점 차 뒤집기라 더 짜릿했다. 한화는 1회초 선취점을 냈지만 1회말 선발 김민우가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강판하는 등 대거 5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7연패 동안의 전철이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단체 삭발을 한 한화의 연패 탈출 의지는 끈질겼다. 2회 이용규의 1타점 2루타와 4회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4-5,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5회 대타 이성열의 2타점 적시타로 재역전한 뒤 차일목의 희생타와 9회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김민우의 1회 5실점 이후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송창식(3이닝)-박정진(1이닝)-윤규진(2이닝)-권혁(1⅓이닝)-정우람(1⅔이닝)이 9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연패 탈출을 위한 집념의 투구였다.
▲22일 두산 선발 유희관, 한화전 통산 무패하지만 기쁨도 잠시, 한화는 더 강한 상대와 맞닥뜨린다. 바로 올 시즌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11승4패1무)이다.
두산은 21일 케이티와 수원 원정에서 3-8로 졌다. 공교롭게도 한화의 7연패가 끝나는 날 두산의 7연승도 멈췄다. 그렇다 해도 최근 10경기에서 두산은 7승1무2패를 기록 중으로 최근 분위기에서 2승8패의 한화에 대척점에 서 있는 팀이다.
무엇보다 연패와 연승의 시발점에서 만났던 두 팀이다. 꼭 10일 전인 12일 두 팀은 대전에서 만났고 두산이 8-2 승리를 포함해 7연승, 한화가 7연패에 빠졌다. 상대 전적은 두산의 3승무패다. 무대를 바꿔 이번에는 두산의 홈인 잠실이다.
22일 잠실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두산 좌완 유희관(왼쪽)과 한화 우완 송은범.(자료사진=두산, 한화)
두산 선발은 지난해 18승을 거둔 좌완 유희관이다. 올 시즌 1승 평균자책점(ERA) 7.04로 썩 좋지 않다. 최근 넥센전 3⅓이닝 7실점, 삼성전 5⅓이닝 5실점했다.
하지만 유희관은 '한화 킬러'다. 통산 한화를 상대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유희관은 지난해 한화전 5경기 4승 무패 ERA 1.96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강했다. 2014년에도 1승 ERA 2.63, 2013년 1승 ERA 2.61였다.
이에 맞서는 한화 선발은 송은범. 올 시즌 4경기 3패 ERA 7.71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연패의 출발점인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패전을 안았다. 당시 송은범은 4⅔이닝 3실점했다. 삼진을 6개나 잡고 안타는 3개만 내줬지만 볼넷을 5개나 허용했다.
여기에 한화는 21일 경기에서 필승조가 적잖은 이닝들을 소화했다. 이후 곧바로 부산에서 잠실로 상경해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하다. 송은범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야 승산이 있다.
또 두산은 이후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주말 경기에 대기하고 있다. 보우덴은 13일 한화전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연패는 끊었지만 한화가 자칫 다시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
과연 한화가 최강 두산과 천적을 넘을 수 있을까. 연패 탈출의 여세를 몰아 연승으로 분위기를 더 끌어올릴지, 또 다시 두산전 악몽이 재현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