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홈페이지 캡처
한진해운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 결정 하루 전인 21일까지 한진그룹 대주주 일가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등이 주식을 전량 매각해, 보유 주식 처분 시점을 놓고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공시 내용에 따르면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 씨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최 회장은 37만569주, 두 자녀는 29만8천679주를 정규 거래를 통해 팔았다. 이는 한진해운 전체 주식의 0.39%(시가 27억원)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남편인 조수호 전 회장이 숨진 뒤 한진해운 경영을 했으나 부실이 커져 2014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긴 바 있다.
최 회장이 경영권에서 손을 뗐다고 해도 자율협약 결정에 따라 향후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보유 주식을 전략 매각한데 대해서는 도덕적 비난을 살 여지가 크다.
회사 내부자가 미공개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거나 손실을 회피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에 위배돼 처벌 대상이 되기도 한다.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조양호 회장이 앞으로 부실 경영과 위기 극복 실패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일지도 관건이다.
대주주 감자와 출자전환에 따른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와는 별개로 사재출연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현대상선에 대한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300억 원의 사재를 턴 바 있다.
한진해운을 둘러싼 상황이 현대상선보다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채권단이 요구하는 사재출연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