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은 신도시 용인의 40평 다세대주택에서 뛰쳐나와 서울 후암동 30평 땅에 18평 협소주택을 지은 부부의 이야기다. 부부는 결심한다.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을 수 있는 집, 아이의 유년을 정서적인 체험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집을 짓겠다고.
부부는 서울 후암동 어느 골목에서 걸음을 멈춘다. 30평짜리 자투리땅을 우여곡절 끝에 계약하고 18평 협소주택을 짓기까지 1년 5개월 동안, 그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집이란 대체 뭘까? 얻은 결론은 집은 '삶을 담은 그릇'이라는 것이다. 아이가 집 전체를 놀이터 삼아 뛰놀 수 있는 집. 삼대가 함께 사는 집. 안정적인 거주는 물론 부가수입도 얻을 수 있는 집. 소박한 삶을 위한 작은 집.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생활 터전인 도심에서 누릴 수 있는 집. 그렇게 가족의 취향과 삶의 방식을 담은 집이 완성된다. 평수는 40평에서 18평으로 줄고, 방은 단 하나뿐이지만 집에서 웃는 날은 더 많아졌다.
땅이 좁기에 땅콩집처럼 가로형 2세대 주택은 힘들었다. 따라서 2층에는 부모님이 머물 공간을, 3층에는 부부와 딸아이가 머물 수직형 2세대 주택을 짓는다. 다만,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끔 독립적인 현관문을 배치해 한 건물에 살더라도 서로 마주치지 않는 구조로 만들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기에 육아와 층간소음 문제에서도 자유로웠다.
권희라, 김종대 함께 지음/리더스북/336쪽/ 14,800원
1900년대의 중국은 제국이 해체되고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는 혼란의 시기였다. '후통, 베이징 뒷골목을 걷다'는 후통(베이징 도심의 좁은 골목길)에서 당시를 살아간 인물들을 통해 혼란기의 중국 베이징을 소개한다.
중국 최고의 소설가 라오서의 흔적은 샤오양쟈후통과 팡쟈후통에 남아 있다. 그가 살던 집은 기념관이 되어 그 자리에 존재하며, 그가 일했던 곳은 학교로 변신해 그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캉유웨이, 량치차오 등이 활발한 정치 활동을 펼쳤던 회관과 옛집은 사합원으로 개조되어 이제는 일반인이 살아가는 곳으로 베이거우옌후통에 남아 있다.
중국 근대 교육의 기틀을 다진 차이위안페이가 살았던 둥탕쯔후통과 옛 베이징 대학의 자리도 오늘날 관관객의 발걸음을 이끈다. 루쉰이 나라의 참담한 현실에 고뇌했던 곳은 시쌴타오후통과 바다오완후통이고, 리다자오가 체포된 곳은 베이징에서 가장 긴 후통인 둥쟈오민샹이다.
후통에는 또한 이방인들도 많이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신채호와 주요섭 등이 머물며 주권 회복을 위해 분투했던 자리도 베이징 후통의 그 어느 곳이고, 미국인 저널리스트 에드거 스노는 쿠이쟈후통에서 마오쩌둥과 홍군에 대한 최초의 기록을 집필했다.
저자 조관희가 그동안 찍어온 4만여 장의 사진 중에서 선별한 베이징 후통에 대한 도판은 현재 후통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조관희 지음/청아출판사/304쪽/16,000원
'텃밭을 밥상에 올리다'의 저자 이현숙은 텃밭에서 수확하는 작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한다. 꽈리고추볶음, 마늘종장아찌, 오이지와 같은 기본적인 반찬에서부터 쑥완자탕, 근대국과 같은 탕과 국거리는 물론, 가지프리타타, 라타투이, 무청된장파스타, 감자뇨키와 같은 이국적인 요리를 소개한다. 100여 가지 텃밭작물과 들풀을 소개하고, 그것들로 만들 수 있는 182가지 요리법을 알려준다. 네 가족의 끼니를 책임지는 엄마답게, 요리법 또한 뚝딱 만들어낼 만큼 간략하고 명확하다.
이 책은 단순히 요리만 담겨 있지 않다. 저자는 텃밭을 월 단위로 나누고, 각 달별로 텃밭에서 해야 하는 일을 꼼꼼하게 짚어준다. 텃밭에는 늘 수확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령 5월 텃밭에서는 열무‧쑥갓‧얼갈이처럼 바로 따 먹어야 하는 작물도 있지만, 고추‧오이‧호박과 같은 작물은 모종을 심어줘야 하고, 양파‧감자는 다음 달 풍성하게 수확하려면 두벌 풀매기를 해줘야 한다. 질경이, 머위, 왕고들빼기같이 맛도 영양도 듬뿍 담긴 제철 들풀도 지나치면 안 된다. 이렇듯 텃밭농사꾼이라면 잊지 말아야 할 '현장의 주요 업무'까지 저자는 자세하게 챙긴다.
각 작물의 씨를 뿌리고, 재배하고, 수확하고, 요리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텃밭과 밥상의 조화에 초점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