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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못하는 ‘해외파’, 위기일까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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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 못하는 ‘해외파’, 위기일까 기회일까

    올 시즌 종료 후 활발한 이동 가능성↑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는 본격적인 유럽 진출의 길이 열렸다. 월드컵 개최 전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들의 해외 이적은 주로 일본이었다. 유럽 진출도 있었지만 차범근, 허정무 등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공 사례는 없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유럽 무대로 한국 선수들이 대거 진출하는 교두보가 됐다.

    이후 이제는 현역에서 은퇴한 박지성과 이영표를 필두로 수 많은 선수들이 꾸준히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5~2016시즌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암흑기’나 다름 없다. 오죽하면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현 상황을 걱정하고 있을까.

    지난 주말이 현재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처한 암울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모두 결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사실상 불완전한 입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데 그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활약하는 이청용은 최근 소속팀 감독의 경기 운영을 비난하며 사실상 이적하겠다는 뜻을 공개했다. 박종민기자

     

    ◇ 흔들리는 ‘쌍용’, 새 팀 찾아 나설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쌍용’ 기성용, 이청용은 나란히 소속팀 감독과 관계가 좋지 않다. 기성용은 개리 몽크 감독을 대신해 스완지에 부임한 이탈리아 출신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주전에서 밀려났다. 이청용 역시 앨런 파듀 감독의 운영 구상에 좀처럼 끼어들지 못하고 있다.

    몽크 감독으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얻은 기성용은 지난 시즌 스완지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였을 정도로 핵심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몽크 감독이 경질되고 수비 축구를 구사하는 귀돌린 감독이 부임한 이후 잭 코크, 리온 브리턴, 르로이 페르 등에 출전 기회를 뺏겼다.

    올 시즌까지 한시적으로 스완지의 지휘봉을 잡은 귀돌린 감독은 다음 시즌부터 첼시FC를 이끌기로 한 안토니오 콩테 감독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을 이끌 것이라는 유럽 현지 언론의 예상도 있는 만큼 기성용에게는 현 소속팀에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청용의 경우는 조금 다른 상황이다.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파듀 감독의 선수단 운용을 강력하게 비난한 내용이 영국 언론을 통해 간접 전달됐고, 이어진 경기에서 곧바로 출전 명단 제외라는 강수를 맞았다. 이적이라는 가장 극단적인 선택도 언급한 만큼 이청용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구자철은 가장 많은 한국 국가대표 선수가 활약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안정적인 주전 입지를 구축한 유일한 선수다. 박종민기자

     

    ◇ 치열한 생존 경쟁, 구자철만 살았다

    과거 잉글랜드 중심이던 해외파의 중심은 어느덧 독일로 넘어왔다. 하지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안정적인 입지는 없다. 아우크스부르크에 3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하고 매 시즌 한국 선수의 활약 덕에 강등권 탈출을 피한 기분 좋은 흐름은 올 시즌도 계속됐다. 하지만 구자철을 제외하면 홍정호와 지동원은 여전히 주전이 아니다.

    모든 공격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는 구자철의 경우 꾸준한 활약으로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의 든든한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홍정호와 지동원은 거듭된 부상으로 바인지를 감독을 애타게 하고 있다. 바인지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샬케04로 이적할 가능성이 독일 현지에서 언급되는 만큼 자칫 감독 교체의 후폭풍은 이들을 겨냥할 수도 있다.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김진수(호펜하임)도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박주호는 마인츠에서 도르트문트로 자리를 옮긴 토마스 투헬 감독을 따라 이적했지만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버틴 유럽 정상급 클럽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김진수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마르쿠스 기스돌 감독 경질 후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부임하며 김진수는 ‘나겔스만의 아이들’에 완전히 밀렸다. 나겔스만 감독 체제가 다음 시즌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 상황은 바뀌지 않을 듯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긴 손흥민에게는 완벽하게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박종민기자

     

    ◇ 손흥민과 석현준, 경쟁 속에 안정이 필요해

    이들 외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손흥민(토트넘)과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석현준(포르투)도 팀 내 입지가 안정적이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이 속한 리그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에 몸 담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지만 올 시즌에 이적한 만큼 확실한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에게는 당장 이적 첫 해부터의 맹활약보다 다음 시즌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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