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를 지켜야 할 때는 물론이고 추격을 위해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아야 할 때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34)을 바라본다.
오승환이 한국이나 일본에서처럼 마무리 보직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그를 향한 신뢰는 여전히 두텁다. 현 세인트루이스 불펜의 '마당쇠'다.
오승환은 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했다.
오승환은 팀이 3-4로 뒤진 8회초 팀내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세인트루이스는 승부를 뒤집기 위해 어떻게든 추가 실점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오승환을 선택했다.
오승환은 1사 이후 좌타자 오두발 에레라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직구 최고구속 153km를 찍었다.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은 탁월했다. 0-4로 뒤진 5회말 3점을 뽑은 세인트루이스는 이후 불펜을 가동해 추가 실점을 막았고 결국 9회말 승부를 뒤집었다. 정규 마지막 이닝에서 스티븐 피스코티의 동점타와 맷 할러데이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이 5-4로 승리했다.
타선의 집중력 그리고 마지막 4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내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불펜의 공이 컸다. 오승환도 제 몫을 단단히 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벌써 올 시즌 15경기를 치렀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오승환보다 등판 횟수가 많은 투수는 각각 16번 등판한 자크 듀크(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헥터 네리스(필라델피아 필리스) 밖에 없다.
마무리 투수는 중압감과 싸우지만 중간계투는 불규칙한 등판 준비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2005년 데뷔 후 다음 시즌부터 풀타임 마무리를 맡았던 오승환에게는 다소 낯선 보직이다. 오승환은 2006년 이후 한번도 한 시즌 70이닝을 던져본 적이 없다. 지금 페이스로는 90이닝 가까이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체력 관리와 페이스 유지가 중요하다.
오승환은 올 시즌 15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72, 피안타율 0.148을 기록 중이고 탈삼진 20개를 솎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