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두산의 통산 20번째 어린이날 더비는 '끝내기 홈충돌방지 규정'으로 인해 승부가 갈렸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두산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LG는 7-7로 맞선 연장 10회말 채은성의 2루타와 이병규의 내야땅볼로 1사 3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히메네스가 섰다.
두산은 마무리 이현승을 투입했고 내야 수비를 앞으로 당겼다. 의도대로 풀리는듯 했다. 히메네스가 3루 땅볼을 때린 것. 홈에서 승부가 펼쳐졌다.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LG 팬들로 가득 찬 1루 관중석에서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나왔다.
두산은 즉각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를 보니 채은성이 홈을 밟기 전에 두산 포수 양의지의 태그가 이뤄졌다. 양의지가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로 채은성의 슬라이딩을 막은 뒤 곧바로 태그를 했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나광남 주심은 판독 후 기존 판정을 유지하면서 오른발을 차는 제스처를 선보였다.
새로운 홈충돌방지 규정이 적용된 사례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양의지가 오른발로 주자의 진로를 막고 태그를 했기 때문에 아웃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LG가 '끝내기'로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올 시즌 다섯번째다. 끝내기 안타,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이어 이번에는 끝내기 실책이다.
송구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양의지가 안정된 자세에서 태그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마지막 플레이의 공식 기록은 3루수 실책이다. 끝내기 실책이 나온 것은 올 시즌 세번째다.
이로써 LG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어린이날에 펼쳐진 잠실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통산 전적은 8승12패.
박용택은 6회 3점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은 이틀 연속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기록했고 3-7로 뒤진 7회초 4점을 만회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가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KBO리그는 새로운 금자탑을 세웠다. 5개 구장에 총 11만4085명의 관중이 입장해 역대 1일 최다관중 신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잠실구장은 물론이고 SK와 한화가 맞붙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2만6000명), 삼성과 넥센이 만난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2만4000명), KIA와 롯데의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2만500명) 등 4개 구장이 매진 사례를 이뤘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경기만 만원관중을 채우지 못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어린이날 홈경기를 개최한 kt는 1만7585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어린이날 최다관중 신기록이기도 하다. 지난해 9만명의 기록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