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페네르바체)은 건재했고, 김희진(IBK기업은행)은 단연 돋보였다. 한국 여자배구가 ‘숙적’ 일본을 격파하고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의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 2016 리우올림픽 세계여자예선전 3차전에서 3-1(28-26 25-17 17-25 25-19)로 승리했다.
이탈리아와 첫 경기에서 무기력한 패배로 세계예선전을 시작했던 한국(2승1패.승점6)은 네덜란드에 이어 일본까지 연파하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리우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청신호를 밝혔다.
여자배구의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은 이 경기에서 양 팀 최다 25득점하며 적지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희진도 서브로만 5득점하는 등 18득점으로 보조를 맞췄다. 지난해 월드컵 완패를 설욕한 이 승리로 한국 여자배구는 일본과 상대전적이 49승86패가 됐다.
앞선 두 경기 모두 무실세트 승리를 거뒀던 일본(2승1패.승점6)은 나가오카 미유가 21득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주장인 기무라 사오리가 5득점에 그치는 부진에 첫 패배를 당했다. 일본은 25개의 범실로 사실상 한 세트를 내준 데다 서브에서도 3-9의 일방적인 열세에 그치며 ‘한일전’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8개 참가국이 모두 3경기씩 소화한 현재 이탈리아가 3전 전승(승점9)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일본이 2위를 지켰지만 한국과 네덜란드, 페루까지 네 팀이 나란히 승점 6점을 거둬 치열한 올림픽 출전권 확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1위와 이를 제외한 상위 3개국에 리우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아무래도 이 경기는 첫 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치열한 접전 끝에 24-24 듀스에 돌입한 양 팀이지만 한국은 26-26 동점에서 김연경의 오픈에 이은 김수지(흥국생명)의 블로킹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김희진의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일본을 무너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