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 요한아~." 최용수 감독이 승부차기로 가는 극적인 골을 넣은 고요한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은 연장 후반 7분까지 2-0으로 우라와 레즈에 앞섰다. 그대로 8분을 버티면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8분을 버티지 못했다. 연장 후반 7분 리 타다나리에게 1골을 내줬고, 3분 뒤 다시 리 타다나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미 1차전에서 0-1로 패한 터라 경기가 2-2로 끝나면 탈락이었다.
주심이 휘슬을 불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은 3분. 종료를 고작 1분30초 정도 남긴 상황에서 우라와 오른쪽 지역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던 고요한이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그야말로 벼락 같은 슈팅은 우라와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가는 극적인 골이었다. 이미 90분 승부에서 1승1패, 합계 스코어 1-1을 기록한 상황. 연장전에서는 원정 다득점이 적용되지 않기에 연장전 스코어 2-2 무승부로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서울을 향해 웃었다.
연장의 주인공이 고요한이었다면 승부차기의 주인공은 유상훈이었다. 서울은 승부차기에서 세 번째 키커 오스마르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하지만 3-4로 뒤진 상황에서 골키퍼 유상훈이 니시카와 슈사케의 슛을 막았다. 이어 6-6에서 유상훈이 다시 한 번 고마이 요시아키의 슛을 쳐내며 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우라와와 홈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7-6으로 이겼다. 1차전 0-1 패배, 2차전 90분 승부 1-0 승리. 그리고 연장전 2-2 무승부.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기며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서울은 지난 18일 우라와 원정에서 0-1로 졌다.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경기를 미루고 호주 원정을 떠난 전북 현대와 달리 14일 성남과 3-2 혈투를 펼치고 일본으로 넘어간 탓에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은 "1차전은 불리한 일정에 우리 것을 완전히 다 보여주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아 주도권을 상대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대신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11라운드 광주FC전을 뒤로 미뤘다. 덕분에 일본 원정을 다녀온 뒤 1주일을 오롯히 우라와전에 매달렸다. 물론 꿀맛 같은 휴식도 취했다.
최용수 감독도 24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2차전은 회복할 충분한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우리의 색을 안방에서 다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아드리아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우라와 원정과 달리 시종일관 몰아쳤다.
서울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였다. 그것도 2골 차 승리였다. 1-0으로 이기면 연장전에 들어가고, 2-1로 이기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탈락되는 상황. 최용수 감독도 윤일록을 선발로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전반 29분 선제골이 터졌다. 아드리아노의 압박이 일품이었다. 아드리아노는 우라와 수비수 엔도 와타루의 공을 가로채 반대편에서 달려온 데얀에게 패스했고, 데얀이 오른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전후반 13개의 슈팅을 때리고 1골에 그친 서울은 연장 전반 4분 아드리아노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주세종의 침투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침착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아드리아노가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마지막 8분을 버티지 못했다. 연장 후반 7분과 10분 리 타다나리에게 연속 골을 헌납하며 패색이 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