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김조광수,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동성혼 각하 결정에 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항고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동성 커플인 김조광수(51) 감독과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32) 대표가 동성결혼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각하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조 감독 커플은 2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항고할 것"이라며 "법원이 귀를 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조 감독은 "사법부가 여전히 대한민국의 흐름을 제대로 못 읽는 것 같다. 여론을 보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사람 비율이 상당하다.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조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음에도 (부부의)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제도 밖으로 내몰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김 대표 역시 "가정의 달에 이러한 결정이 나와 유감"이라며 "처음으로 (동성결혼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처음 나온 만큼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조 감독과 김 대표 커플은 지난 2013년 9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같은 해 12월 서울 서대문구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성간 혼인은 민법상 부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김조 감독 커플은 이듬해인 2014년 5월 서울서부지법에 불복신청을 냈고, 법원은 25일 "입법적 조치가 없는 현행 법체계 아래서는 법률해석론만으로 동성혼이 혼인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김조 감독 커플 변호인단의 조숙현 변호사는 "편견, 차별로 인해 인정받지 못하는 소수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사법부의 역할"이라며 "(사법부의 각하 결정은) 입법부에 책임을 미루는 것이며 사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