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사랑의교회 지하 도로 사용과 관련 주민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판결했다.
사랑의교회가 교회 건축을 하면서 도로의 지하를 점용한 것과 관련, 대법원이 임대 유사 행위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건축 허가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은 기각했다. 점용이란 '일정한 지역 등을 차지해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대법원은 27일 서초구 황일근 구의원을 비롯해 서초구민 6명이 서초구청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허가처분무효확인' 소송에서 각하 처분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서초구청은 사랑의교회 예배당 건축을 허가하면서 일반 도로의 지하를 2019년 12월 31일까지 점유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는데, 이 사안이 주민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대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서초구청, 조건부로 점용 허가 승인사랑의교회는 지난 2009년 교회 건물을 신축하면서 건물에 붙어 있는 폭 12미터 도로 지하에 예배당을 지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점용 허가 신청을 서초구청에 제출했다. 서초구청은 사랑의교회가 325제곱미터 규모의 어린이집을 지어 서초구에 기부채납하고 점용료 2억 3천 500여만 원을 징수하는 조건으로 점용 허가를 내준 바 있다.
서초구 주민 6명은 지방자치법 제 17조 1항(재산의 취득·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을 근거로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서초구청장이 사랑의교회에 승인해준 '도로점용허가처분'을 무효화 또는 취소해줄 것과 서초구청장이 '도로점용허가처분'에 관여한 서초구청 공무원들과 사랑의교회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은 사랑의교회가 점용한 도로는 재산의 관리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소를 각하했고, 이에 불복한 주민들은 상소했다.
대법원은 우선 교회 건물 신축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도로 지하 부분에 대한 '도로점용허가처분'이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도로 등 공공용물을 특정 사인이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점용 허가가 도로 등의 본래 기능 및 목적과 무관하게 그 사용가치를 실현하거나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 되는 경우에는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관리 처분에 해당한다고 봤다.
"지하 도로 사용은 임대 유사 행위에 가까워"또 서초구청이 허가해준 점용 허가는 사랑의교회가 지하에 건설하는 종교 시설 부지로서 배타적으로 점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허가의 목적이나 점용의 용도가 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또한 서초구청이 사랑의교회에 도로 점용 허가를 내준 것은 제 3자를 하여금 활용하도록 하는 임대 유사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단순히 이 사안이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했다. 주민소송이 시작하면 사랑의교회 지하 도로 사용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