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저커버그 이야기:페이스북을 만든 꿈과 재미의 롤모델'는 저커버그가 진짜 꿈꾸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실행해 오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의 진짜 꿈은 ‘기부경제’의 실현이다. 저커버그에게 ‘기부경제’에 대한 영감을 준 것은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전통 잔치인 ‘포트래치(potlatch)’였다. 북아메리카 대륙 북서부 지방에 살던 토착 인디언들은 잔치를 벌일 때 참석한 사람들이 각자 음식이나 선물을 준비해오는 게 전통이었다. 각자가 가져온 음식을 다 함께 나눠 먹고, 다른 사람이 가져온 선물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가진다. 그리고 가장 많은 선물을 베푼 사람이 그날의 잔치에서 가장 높은 명예를 얻는다.
저커버그가 꿈꾸는 세상은 ‘포트래치’와 같은 세상이다. 서로 주고받을 선물이 존재하는 세상, 선물을 가장 많이 준 사람이 가장 명예로운 세상, 서로의 연결과 소통 속에서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보다 투명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저커버그의 ‘진짜 꿈’이다.
저커버그가 꿈꾸는, 서로 연결되고 보다 공평하고, 보다 투명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는 인터넷의 역할이 정말 크다. 그런데 현재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60%인 40억 명이다.
저커버그는 ‘인터넷은 깨끗한 물처럼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2013년부터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인도, 잠비아, 탄자니아, 케냐, 콜롬비아 등 인터넷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낙후지역의 사람들에게 무료로 인터넷을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낙후지역에 인터넷을 공급하기 위해선 케이블망을 구축하고 기지국을 건설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엄청난 투자비용이 들고 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저커버그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대안으로 드론을 이용한다. 저커버그는 이 사업에 쓰일 통신 드론의 이름을 독수리라는 뜻을 가진 ‘아퀼라(Aquila)’라고 짓고, ‘아퀼라 프로젝트’를 가동하여 2015년 마침내 태양광을 전원으로 이용하여 고공에서 장시간 체류할 수 있는 드론 ‘아퀼라’를 만들어냈다.
책 속으로
중요한 건 자신이 하려는 일이 옳은 것인가, 그 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거기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마크는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갔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일,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일을 시도하는 것이기에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주저앉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오직 그와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집중했다.
마크가 시도하고 있는 일에 대해 사람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했다.
“당신은 인터넷에 소외된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공급했을 때 어떤 변화와 이익이 생길 거라고 보나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마크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자선사업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기부경제를 통해 제 꿈을 실행해보려는 겁니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낙후된 지역에 인터넷이 보급되면 그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교육과 건강, 직업 등 많은 정보들이 제공될 겁니다. 그러면 정보의 격차가 해소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지요. 우리가 하려는 일은 그럴 기회를 주는 겁니다. 그런데 기부경제의 효과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인터넷 이용자가 3배로 늘어날 겁니다 그러면 인터넷과 관련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나 가능성도 3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기회와 아이디어와 가능성이 있으면 아무리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이라도 활력을 가질 수 있고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그 사회까지 활력을 가질 수 있겠지요. 이것이 제가 기부경제를 이루려는 꿈입니다.”
-5장, 꿈을 지키려는 치열한 싸움
마크의 컴퓨터 재능이 자신들의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걸 깨달은 부모는 아들의 교육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여러 곳을 알아본 마크의 부모는 마크의 교육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답스 페리에 있는 머시 대학Mercy College을 택했다. (중략) 마크는 아버지와 함께 어른들 사이에 앉아 수업을 들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다른 수강자들 눈에는 아버지를 따라온 아들처럼 보였다.
어느 날 강사는 마크의 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다.
“미스터 저커버그,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아이와 수업에 같이 오시는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왜냐하면 알아듣지도 못하는 수업에 와서 지루하게 앉아 있어야 하는 아이가 딱해 보여서요. 아이가 여기가 아니면 갈 데가 없는 건가요?”
갑작스런 강사의 질문에 마크의 아버지는 당황했다.
“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때 옆에 있던 마크가 끼어들었다.
“선생님, 이 강좌를 신청한 건 아버지가 아니라 바로 저예요!”
- 1장, 일찍부터 컴퓨터와 친했어 중에서
“애덤, 재생 목록이 끝날 때마다 일일이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게 귀찮지 않아”
엉뚱한 생각을 자주 하는 마크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애덤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
“아니지. 우리야 개인이 듣는 거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컴퓨터로 음악을 계속 틀어야 한다면 굉장히 불편한 일일 거 아냐.”
“그러면 음악이 끊어지지 않게 재생 목록을 최대한 길게 만들면 되잖아.”
“그런데 그렇게 긴 재생 목록을 만들려면 곡 지정을 몇 번이나 해야 되는지 알아? 마우스 클릭하다가 손가락이 부러질걸?”
마크의 과장된 말에 애덤은 피식 웃으며 하던 작업을 멈추고 마크를 쳐다봤다.
“그래서 손가락이 부러지지 않을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애덤,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내가 일일이 곡을 지정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알아서 재생 목록을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 2장, 학교만 다닌 게 아냐, 나는 언제나 개발자였어
마크는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웹 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의 계획을 에두아르도 세버린, 더스틴 모스코비츠, 크리스 휴즈, 아리 하시트 등 믿을만한 극소수의 친구들에게만 털어놓았다. 이 일은 혼자만의 힘으론 할 수 없기 때문에 친구들의 동의와 참여가 필요했다. 모두 맥주 한 병씩을 손에 들고 마크의 말을 기다렸다.
“내가 전부터 구상하던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웹 사이트가 하나 있어. 사용자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관심사, 좋아하는 것들, 자신에 대한 정보와 친구 목록 등 자신을 표현하고 공개할 수 있는 사이트지. 물론 사용자들끼리 다른 사람의 정보를 볼 수도 있고, 서로 의견도 나누면서 소통할 수 있어.”
“내가 듣기에 ‘버디 주’와 ‘코스 매치’ 등을 이것저것 합쳐놓은 백화점 버전 같은데.”
“비슷해. 이제 하나의 정보를 얻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하는 시대는 끝났어. 하나의 사이트에서 수많은 정보들을 얻길 원하니까.”
-3장, 하버드 촌티, 엄청난 일을 벌이다
“오 마이 갓, 난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10억 달러를 눈앞에서 거절하다니요. 괴물 청년이에요. 하하하!”
200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페이스북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페이스북의 평가금액은 150억 달러(약 17조 원)였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즉시 한방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번에도 마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늘 꿈꾸던 황금 같은 기회였다. 하지만 마크는 그 어떤 제안이 들어와도 페이스북을 지키겠다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거액의 제안들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마크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멋진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지 제가 만든 것을 거액에 팔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4장, 세상을 연결시키겠다는 거대한 꿈을 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