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영상취재부에서 제작한 '6월항쟁 기념 영상' 중. (화면 캡처)
YTN에서 '6월항쟁 기념 영상'이 불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불방 사유는 데스크인 담당 부서 부장이 '진영 논쟁의 대상'이라며, 해당 영상을 방송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는 것.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공추위)는 즉각 반발하고, 정당한 편집권 행사였는지를 노사가 정식으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공추위는 13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금요일(10일) 영상취재부에서 만든 6월항쟁 기념 영상이 불방됐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마틴 루터 킹 목사 어록과 이한열 열사의 시를 인용해 수많은 시민이 참여한 6월 항쟁을 기리고 항쟁이 갖는 역사적 보편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이 영상은 방송되지 못했다. 공추위에 따르면, 담당 부서 부장이 홈페이지에 게시될 수는 있지만, YTN을 통해 방송될 수는 없다고 결정했다.
부장이 말한 불방 결정 이유는 '6월항쟁이 아직 진영 논쟁의 대상'이라는 것.
공추위는 "데스크의 편집권을 존중"하지만, "편집권 행사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면서, 6월항쟁이 정말 진영 논쟁의 대상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공추위는 "방송이 못 나간 그날(10일)에 ▲정부가 주관한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열렸고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6월 10일이 민주주의 발전에 역사적인 날이었다고 평가했고 ▲기념식엔 여야 의원이 두루 참석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6월 항쟁은 진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공추위는 "데스크의 편집권은 데스크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 아니다"면서 "조직 구성원들이 볼 때 납득할만한 지시가 아니라면 그건 게이트키핑이 아니라 독단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또 "더군다나 보도국회의에서는 영상물에 대한 구체적 검토를 한 일이 없음에도 국장단 의견이라며 영상 수정을 요구하는 건 개인적 견해를 회사의 공식 견해로 둔갑시켜
일선 기자를 압박하는 일이다"면서 비판했다.
끝으로 공추위는 “YTN은 자발성이 매우 위축돼있고 자기검열은 아직도 팽배하다”며 “이번 일이 일선 기자들의 무력감을 키우고 새 아이템 고민해봐야 소용없다는 냉소를 부추겨 회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한다. 이번 사안을 노사가 정식으로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되지 못한 '6월항쟁 기념 영상'은 YTN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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