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 의 주연배우 김태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제69회 칸국제영화제는 김태리에게 또 다른 경험이었다.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에 당당히 여우주연상 후보가 되어 입성한 것이다. 그는 정신이 없어 많이 즐기지 못했던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냥 즐기거나 그러지를 못했어요. 하정우 선배는 걷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칸에서도 6시간씩 걷고, 술도 마시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술도 많이 못 먹는 편이라서 칸에서 유명한 로제 와인만 맛봤어요. 경험이 없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보면 외신들도 감독님한테 더 열광적으로 집중했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김태리는 생각이 많아졌다. 뭐든지 긍정적으로, 천진난만하게 생각하던 소녀다운 모습에서 좀 더 성숙하게 변화하고 있다.
"제가 굉장히 생각없이 살고,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성격이거든요. 지금은 좀 더 신중해진 것 같고, 우울한 것도 많이 생겼어요. 차분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밝은 것에 비해 살짝 어두워졌달까요. 그런데 다양하게 생각하고 그런 단계는 좋은 것 같아요."
일반인의 삶과 연예인의 삶은 확실히 다르다. 어딜 가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때로는 예기치 못한 것에서 구설수에 올라 홍역을 치르기도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김태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최근에 든 생각은 괴리감을 좀 해소해야 할 것 같아요. 나는 내 삶이 있고, 하던대로 하고 다닐거야. 이렇게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쨌든 관심을 받게 된 것이 있으니 인정하고, 맞춰서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죠. 지금은 아직 막 알아봐주시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그러나 분명히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으니 잘 적응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 꾸준히 연기를 할 거니까 정신을 단련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