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정.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한국 여자농구는 위기였다. 변연하가 갑작스레 은퇴했고, 김정은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졌다. 주 득점원 두 명이 동시에 빠졌다. 외곽이 강점인 한국 농구였기에 두 슈터의 공백은 꽤 컸다.
하지만 두 동갑내기가 그 공백을 메웠다. 바로 강아정과 김단비다(물론 김단비가 흔히 말하는 빠른 생일이라 동갑은 아니다).
둘은 고교시절부터 라이벌이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2순위로 프로에 데뷔했다. 강아정이 1순위, 김단비가 2순위였다. 프로에서는 김단비가 앞서나갔지만, 최근 강아정도 기량이 만개했다. 그리고 둘은 함께 2016년 리우 올림픽 티켓 사냥에 나선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14일 나이지리아전에서도 둘의 활약은 눈부셨다. 비록 1점 차 패배를 당했지만, 강아정은 22점, 김단비는 17점을 넣었다. 둘이 합작한 3점슛은 9개. 변연하, 김정은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강아정과 김단비가 한국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낭트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년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 C조 2차전에서 35점을 합작한 강아정, 김단비를 앞세워 벨라루스를 66-65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1패를 기록, 벨라루스, 나이지리아와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골득실에서 2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진출했다. 4강에 오르면 올림픽 티켓이 주어지고, 8강에서 질 경우 순위결정전에서 5위를 차지해야 한다.
김단비.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터졌다.
강아정과 김단비는 1쿼터에서 나란히 7점씩을 넣었다. 2쿼터에서는 35-35로 맞선 종료 2분51초전 김단비가 레이업과 추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고, 38-38로 다시 동점이 된 종료 2분28초전에는 강아정이 3점포를 꽂았다. 덕분에 44-41로 앞선 채 2쿼터를 마쳤다.
3쿼터에서도 김단비가 넣으면 강아정도 넣었다. 44-43으로 앞선 종료 8분43초전 김단비가 3점을 넣자 49-45로 앞선 종료 7분19초전에는 강아정이 3점슛 과정에서 얻은 3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강아정과 김단비는 4쿼터에서도 승리의 주역이 됐다. 60-55로 쫓긴 8분28초전 김단비가 스틸에 이어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얻어냈다. 김단비는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켰고, 계속된 공격에서는 강아정이 2점을 추가했다. 64-55, 이날 최다 점수차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