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사진=노컷뉴스DB)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전력 투구에 '친구' 이대호(34)와의 맞대결은 무산될 수밖에 없었고 시애틀 매리너스는 잠시 역전의 희망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오승환이 내려가자마자 시애틀은 기다렸다는듯이 승부를 뒤집었다.
오승환의 가치를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인터리그 맞대결.
시애틀은 6회말 1사 만루에서 이대호의 3루 앞 땅볼 때 1점을 뽑아 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8회초 시애틀 불펜을 공략해 3-1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시애틀의 8회말 공격은 세스 스미스, 로빈슨 카노 등 좌타자들로 시작하는 상황. 세인트루이스는 셋업맨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좌우를 가리지 않는 오승환에 대한 세인트루이스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승환의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48.7km. 오승환은 앞선 공격에서 승부를 뒤집은 팀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전력 투구를 펼쳤다.
오승환은 스미스를 상대로 연거푸 95마일, 시속 153km의 강속구를 뿌렸다. 이후 볼카운트 1-1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타이밍이 흔들린 스미스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다음 타자는 로빈슨 카노. 오승환은 이번에도 시속 153km의 강속구를 연거푸 던져 파울 타구를 이끌어냈다. 이후 유리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카노의 무릎 아래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오승환은 우타 거포 4번타자 넬슨 크루즈를 상대로 두차례나 시속 153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빠른 공와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크루즈와 맞선 끝에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3일의 달콤한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이처럼 강했다. 오승환이 강타자들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6번타자 1루수로 출전한 이대호와의 맞대결도 무산됐다.
세인트루이스의 문제는 다음이었다.
최근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3-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첫 타자 카일 시거에 좌측 2루타를 맞았다. 이대호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애덤 린드가 경기를 끝냈다. 로젠탈이 던진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오승환은 시즌 14번째 홀드를 올렸지만 로젠탈은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 및 시즌 3패째를 안았다. 세인트루이스는 3-4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오승환의 강력한 구위, 압도적인 포스 그리고 또 흔들린 로젠탈. 세인트루이스 불펜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이대호는 3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경기 중반 결승점이 될 수도 있었던 타점을 올렸고 9회말 로젠탈을 상대로 침착한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