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FC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전임 최용수 감독의 유산에 만족감을 표했지만 자신의 스타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감독 교체의 영향은 분명했다. 빠른 회복이 관건이다.
황선홍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를 통해 FC서울의 감독으로 공식 데뷔했다.
이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2무3패로 무승 부진에 그쳤던 성남이었다는 점에서 황선홍 감독과 서울의 기분 좋은 승리를 조심스레 전망할 수 있었다. 경기 전 만난 김학범 성남 감독조차 시즌 중 감독 교체 효과가 서울의 경기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다.
7865명의 관중이 지켜본 이 경기는 서울의 무기력한 패배로 끝났다. 비록 전반 14분 아드리아노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5분 만에 티아고에 동점골을 내줬고, 전반 34분에는 황의조에 역전골까지 내줬다. 후반 8분에는 상대 프리킥이 골대에 맞고 다시 골키퍼 유상훈의 몸에 맞아 실점하는 불운까지 따랐다.
서울이 1-3으로 뒤진 후반 30분에는 선제골의 주인공 아드리아노가 퇴장당하는 악재도 겹쳤다. 후반 중반 이후 주도권을 되찾은 황선홍 감독이 마침 박주영의 교체 투입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 아드리아노의 퇴장이 나왔고, 결국 서울은 황선홍 감독 부임 첫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만난 황선홍 감독은 “첫 홈 경기를 잘 치르고 싶었는데 팬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좋은 흐름을 상대에 넘겨주는 실수가 많았지만 실망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아쉬운 서울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지난 포항 원정에 이어 무기력한 패배다. ‘슬로우스타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승점을 쌓았던 서울의 리그 첫 연패다. 하필이면 최용수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으로 떠나고 황선홍 감독이 자리를 대신하는 그 시점에 나온 연패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운 결과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패배 속에서 분명한 가능성을 찾은 모습이다. 3-5-2 전술로 경기를 시작해 2골 차로 벌어진 후반 초반부터 4-4-2전술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것도 그 때문이다.
황 감독은 “비록 한 경기는 버린 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선수 파악과 구성을 위해 의미 있는 경기였다.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소득이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