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앙투안 그리즈만. (사진=유로 2016 홈페이지)
유럽의 축구 축제 유로 2016이 마지막 경기만 남기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과 세대교체에 성공한 프랑스가 맞붙는다. 오는 11일 새벽 4시(한국시간). 장소는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데 프랑스다.
포르투갈은 다소 운이 좋았다. 조별리그를 3무로 어렵게 통과한 뒤 크로아티아, 폴란드, 웨일스를 차례로 만났다. 호날두가 있지만, 6경기 8골에 그쳤다. 대진운이 따른 셈이다.
반면 프랑스는 2승1무로 16강에 오른 뒤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독일을 꺾었다. 특히 4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독일을 2-0으로 제압했다. 6경기 13골. 앙투안 그리즈만을 앞세워 이번 대회 가장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스타드 데 프랑스에서 포르투갈과 프랑스가 만난 것은 두 번. 2001년 4월에는 4-0, 2014년 10월에는 2-1로 프랑스가 두 번 모두 이겼다. 게다가 프랑스는 홈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18경기 16승2무를 기록 중이다.
◇포르투갈의 호날두, 첫 정상에 설까호날두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국가대표로서는 정상에 서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 데뷔 무대였던 유로 2004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몸놀림이 무겁다. 6경기에 출전해 3골에 그쳤다. 무려 46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가레스 베일(웨일스)이 25개, 6골을 넣은 그리즈만이 22개의 슈팅을 때렸다. 자존심 회복의 길은 결국 유로 우승이다.
특히 호날두는 유럽 5강을 상대로 1353분(최근 맞대결 기준) 동안 침묵하고 있다. 독일(360분), 스페인(340분), 잉글랜드(284분), 프랑스(234분), 이탈리아(135분)를 상대로는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로서 큰 경기에 약하다는 말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성적과 상관 없이 호날두는 경계대상 1호다.
호날두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리오 퍼디낸드는 "모든 나라가 호날두를 두려워한다"면서 "프랑스도 호날두가 자신들의 꿈을 파괴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 호날두는 마법 같은 순간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호날두가 슈퍼스타인 이유는 큰 무대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슈퍼스타 대열 합류를 앞둔 그리즈만
유로 2016 최고 스타는 단연 그리즈만이다. 그리즈만은 조별리그를 포함해 6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예약했다. 2위 그룹은 3골. 특히 토너먼트에서만 5골을 몰아쳐 유로 기록을 세웠다.
그리즈만이 득점왕을 차지하면 1958년 쥐스트 퐁텐, 1984년 미셀 플라티니에 이은 세 번째 프랑스 득점왕이 된다. 앞선 둘 모두 전설이다.
그리즈만에게는 프랑스의 우승과 함께 개인적인 복수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즈만의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맞붙었다. 승부차기 접전 끝에 그리즈만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울고,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는 웃었다.
또 그리즈만에게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프랑스 대표팀 전 동료 바카리 사냐는 "나에게 그리즈만은 같은 리그에서 뛰는 호날두, 리오넬 메시와 같은 레벨"이라면서 "그리즈만은 특별한 선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