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롯데와 원정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는 KIA 에이스 양현종.(자료사진=KIA)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KIA의 시즌 11차전이 열린 20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은 전날 상대 선발 양현종의 노카운트 투구에 대해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전날 4회말 사 1, 2루에서 강민호 타석 때 와인드업 뒤 2구째를 던지려다 멈칫하더니 공을 그라운드에 떨궜다. 강민호가 타임 요청을 위해 오른손을 든 것을 봤기 때문이다.
당연히 양현종은 주심이 타임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았던 것. 이미 와인드업 동작을 취한 터라 양현종은 공을 던지는 자세를 풀지 않았다. 급히 멈추면 자칫 부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익수 주심은 타임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투수의 보크가 될 수 있었지만 이것도 선언되지 않았고 결국 노카운트가 됐다. 이에 조 감독은 김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IA 양현종이 19일 롯데와 원정에서 4회 2사 1, 2루에서 강민호 타석 때 어정쩡하게 공을 떨어뜨리는 모습.(사진=스카이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조 감독은 "김 주심이 야구규칙에 나와 있는 사항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2016 야구규칙 6.02 [원주]에는 "주자가 베이스에 있는 상황에서 와인드업이나 세트 포지션에 들어간 투수가 타자석을 벗어나는 타자에게 현혹당해 투구를 끝마치지 못하더라도 심판원은 보크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김 주심은 바로 이 부분을 적용한 것이다.
다만 조 감독이 아쉬워 한 점은 노카운트가 됐다는 것이다. 볼로 선언됐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6.02 (b) [벌칙]은 "타자가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갔을 경우 타자석에서 벗어나면 그 투구에 대해 볼 또는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고 돼 있다. 조 감독은 "이런 상황이면 타자에게 다소 불리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양현종의 생각은 어떨까. 20일 경기 전 만난 양현종은 "사실 머릿속에서는 '아! 보크구나'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만약 보크가 됐다면 2, 3루 득점권에 몰려 안타 1개면 동점까지도 내줄 수 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노카운트가 선언돼 양현종은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롯데는 양현종에게 6회까지 무득점으로 막히는 등 1-6으로 졌다. 양현종은 "나중에 찾아보니 타자의 현혹 행위에 해당되는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 중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견이다. 양현종은 "민호 형도 일부러 그러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