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꽃범호?' KIA 이범호(왼쪽)가 19일 롯데와 원정을 앞두고 미국 ESPN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직=임종률 기자)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KIA의 시즌 10차전이 열린 19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KIA 주장 이범호와 김주찬이 낯선 이방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름아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취재진이었다. 이들은 한국 프로야구 문화를 취재하기 위해 방한했다. KIA 관계자는 "우리 팀에서는 조계현 수석코치까지 3명이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면서 "양준혁 해설위원을 비롯해 은퇴 선수 몇 명은 이미 인터뷰를 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이른바 '빠던'(홈런 뒤 타자가 방망이를 던지는 세리머니)으로 알려진 배트 플립 등 KBO 리그 특유의 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ESPN 매거진의 미나 키메스 기자와 일러스트를 담당하는 미키 두자이지 디렉터는 "미국 내 한국 야구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래서 KBO 리그의 문화를 직접 취재하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 나는 미국 가기 싫은데"라며 농담을 던졌던 이범호도 취재진의 질문에 진중한 표정으로 답했다. 한참 동안 인터뷰를 마친 뒤 이범호는 "배트 플립만 20분을 물어보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주찬은 "점수 차이가 너무 많이 나거나 할 때는 자제한다"고 답했다.
최근 미국에는 강정호(피츠버그)를 비롯해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등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이 진출해 활약 중이다. 이미 류현진(LA 다저스)이 2013년부터 활약한 데다 일본 무대를 거친 이대호(시애틀)와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등도 빅리그를 밟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때문에 메이저리그(MLB)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MLB 홈페이지에는 심심찮게 KBO 리그 소식이 실린다. 전준우(경찰청)는 롯데에서 뛰던 지난 2013년 설레발 홈런 세리머니로 MLB.com에 실려 월드스타의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 16일 KBO 올스타전을 조명하고 MLB도 배워야 하지 않느냐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ESPN에서는 아예 KBO 리그를 취재하기 위해 방한까지 한 것이다. 인터뷰 대상자는 한국 야구에 밝은 라이언 사도스키 롯데 스카우팅 코치와 MLB에도 정통한 민훈기 해설위원이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ESPN 취재진은 20일 롯데를 비롯해 다른 구단 선수들을 취재한 뒤 다음 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야구 본토 미국에 선수는 물론 문화까지 신선한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 KBO 리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