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펜 투구를 소화하며 복귀가 임박한 KIA 우완 윤석민.(자료사진=KIA)
김기태 KIA 감독은 롯데와 부산 원정 시리즈 동안 우완 윤석민(30)에 대해 말을 아꼈다. 올해 3경기만 등판한 뒤 부상 재활 중인 윤석민의 복귀 시점과 보직과 관련해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투수 최고 몸값(4년 90억 원)의 윤석민은 올해 1승2패 평균자책점(ERA) 3.32를 기록한 뒤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그러다 최근 2군에서 불펜 투구를 소화하며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KIA는 선발진보다는 불펜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양현종-헥터 노에시-지크 스프루일-홍건희의 선발진은 경쟁력이 있지만 중간 계투진이 불안하다. 때문에 윤석민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후반기를 맞아 논란이 생기자 김 감독은 "나는 윤석민 보직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20일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윤석민의 불펜 투구 소식은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민은 전남 함평-KIA 챌린저스 필드에서 64개의 공을 뿌렸다. 그러면서도 윤석민의 보직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전남 함평-KIA 챌린저스 필드에서 재활 중인 윤석민.(자료사진=KIA)
20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는 KIA의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다. KIA는 후반기 타순 변화로 타선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선발진도 제몫을 해주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이날 KIA는 1회 나지완의 홈런과 김주찬, 이범호, 서동욱 등의 2루타 등으로 4점을 선취했다. 선발 헥터도 7이닝 3실점으로 5-3 리드를 지켜 승리 요건을 채웠다. 전날 양현종의 6이닝 무실점 역투 속에 거둔 6-1 승리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8회가 문제였다. 필승조 김광수가 투입됐지만 내야안타와 3루타를 맞고 1점차까지 쫓겼다. 불안해진 KIA는 2루수 서동욱의 홈 악송구로 동점을 헌납했다. 곽정철에 마무리 임창용까지 나왔지만 KIA는 8회만 대거 6실점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안았다.
불펜이 헐거운 KIA의 현실이었다. KIA는 올 시즌 블론세이브 1위(15개)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김광수 혼자서는 홍건희가 선발로 빠진 필승 계투조를 이끌기가 버겁다. 마무리 임창용도 평균자책점이 6점대로 전반기 공백이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민이 불펜에 가세한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윤석민은 지난해 마무리로 뛰면서 30세이브(2승6패)를 올렸다. KIA 관계자는 "선발로 뛴다면 완전히 몸을 만들어야 해 복귀에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나 불펜은 상대적으로 복귀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민의 가세가 절실한 KIA 마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