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로맨스 소설 '레드 퀸: 유리의 검'이 첫 권인 '레드 퀸: 적혈의 여왕'의 후속작으로 출간되었다.
여성 10대 독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청소년 판타지 작품이지만, 전작보다 강화된 액션 시퀀스들은 전연령의 다양한 독자들을 아우르는 작가의 실력을 보여 준다. 또한 태어날 때부터 능력과 신분이 결정되는 가상의 세계를 다루고 있음에도 계층의 대물림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묘사는 일반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한편 그런 세계에서 자신의 타고난 신분을 뒤엎고 세계를 뒤흔드는 여주인공의 행보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피로 인해 신분이 결정되는 세계, 비천하게 태어났으나 특별한 한 소녀가 모든 것을 바꾼다.
나는 살로 만들어진 무기이자 피부로 덮인 검이다.
나는 왕을 죽이기 위해 태어났다.
공포의 치세가 시작되기 전에 끝장내기 위해서 태어났다.
불꽃과 번개가 메이븐을 일으켜 세웠지만,
불꽃과 번개가 그를 끌어 내리리라.
_ 본문 중에서
붉은색 피로 태어나며 평범한 '적혈'과 은색 피로 태어나 초능력을 쓰며 적혈들의 위에 신처럼 군림하는 '은혈'로 이루어진 세계. 적혈로 태어났으나 우연히 자신이 은혈과 마찬가지로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메어. 그녀는 원치 않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왕위에서 쫓겨난 첫째 왕자 칼과 함께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만다. 자신과 칼을 모두 배신한 메이븐에게서 달아난 메어는 자신이 이런 돌연변이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그녀에게 집착하며 추적해 오는 메이븐을 피해서 메어는 칼과 함께 자신과 같은 이들을 찾는 위험한 여정에 오른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가 점차 메이븐과 같은 종류의 치명적이고 냉혹한 괴물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냉혹한 모습 뒤로 죽은 이들의 망령에 시달리는 약한 자신의 속마음을 감춘 채 메어는 끝없는 외로움과 고독함 속에서 칼의 온기를 갈구하는 한편,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친절하고 상냥했던 메이븐 또한 잊을 수가 없는데…….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황금가지/ 각권 392,344쪽 / 각 권 1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