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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지기' 정형돈 하차에 부치는 '무한도전'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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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년 지기' 정형돈 하차에 부치는 '무한도전'의 편지

    방송인 정형돈(사진=자료사진)

     

    반드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온 11년 지기의 하차는 분명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지기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염려하며 "언젠가는 반드시 함께할 날이 올 것"이라는 말로 건넨 배려는 그 뼈아픔을 상쇄하고도 남을 인연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방송인 정형돈과 MBC 장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얘기다.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정형돈은 결국 11년을 함께해 온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정형돈은 29일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고정 출연 프로그램이었던 MBC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로 어렵게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무한도전에 복귀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에는 아직 건강이 완전하게 좋지 않은 상태이며,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이 희망하는 복귀를 무작정 미루고만 있는 것은 적지 않은 심적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소속사의 설명이다.

    소속사는 "정형돈 씨는 무한도전 제작진과 여러 차례 만나 활동에 대해 상의했고, 최근에는 복귀 시점을 구체적으로 의논했다"며 "그러나 무한도전 특유의 긴장감과 중압감을 안고 방송을 하기에는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이며, 다시 커질 지도 모를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민 끝에 결국 정형돈 씨의 뜻대로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형돈과 무한도전은 11년을 함께해 왔다. 정형돈을 빼놓고는 무한도전을 오롯이 설명하기 힘든 이유다.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 갓 입문한 뒤, 좌충우돌 적응기를 거치며 커 온 정형돈의 성장통을 기억하고 있는 까닭이다.

    무한도전 하차 결정은 정형돈에게도 몹시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가 소속사를 통해 "시작부터 10여 년을 함께해 온 가족과 같은 프로그램이며 무한도전을 통해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 앞으로도 항상 무한도전을 아끼고 응원하겠다"고 전한 데서도 이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하차 결정이 멀리 봤을 때 무한도전을 위하는 일이라 생각했으리라. 이래저래 '위기론' 꼬리표를 달고 지금까지 달려 온 무한도전 입장에서도 오랜 지기의 하차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소식이었다.

    같은 날, 무한도전 측은 "멤버 정형돈 씨의 프로그램 하차 결정과 관련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라는 아쉬움 가득한 말로 운을 뗐다.

    무한도전 측에 따르면,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 휴식기를 가져 온 지난 9개월 동안 제작진과 멤버들은 정형돈과 수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정형돈의 회복에 신경을 써 왔다. 건강이 많이 회복된 정형돈은 지난 5월, 무한도전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최근에는 구체적인 컴백 촬영 날짜를 조율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귀를 결정한 그 순간부터 정형돈 씨에게 정신적인 부담감이 다시 찾아왔다. 저희는 정형돈 씨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의논하고자 했다. 그러나 정형돈 씨는 '시간이 지나도 무한도전 복귀에 대한 부담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 사실상 복귀는 어렵겠다'라는 결정을 선택했다"는 것이 무한도전 측의 설명이다.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은 정형돈 씨의 회복과 복귀를 간절히 바래 왔기 때문에 정형돈 씨의 이 같은 결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는 말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정형돈의 건강에 대한 깊은 염려가 크게 묻어났다. "이러한 저희의 마음조차 정형돈 씨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지금은 그저 정형돈 씨의 건강 회복만을 기원하며 뒤에서 묵묵히 힘이 되고자 한다"는 표현에서다.

    그렇게 무한도전과 정형돈은 카메라 밖의 인연을 이어가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희망을 담은 그 인연의 고리가 단단해질 수 있는 데는 분명 시청자들이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점을 잘 아는 무한도전 측은 끝으로 다음과 같은 당부를 전했다.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는 11년을 함께해 왔습니다. 그리고 시청자 분들 또한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를 11년 동안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결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비록 지금은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가 함께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함께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늘 무한도전의 부족함을 채워 주시는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정형돈 씨와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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