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전설 펠레. (사진=펠레 인스타그램)
펠레(76)는 브라질을 넘어 전세계 축구의 전설적인 스타다.
하지만 현란했던 실력과 달리 입은 늘 말썽이다. 여기저기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고 월드컵 같은 큰 대회마다 누구보다 앞서 예상을 내놓았지만, 다 틀렸다. 아예 축구팬들은 '펠레의 저주'라면서 큰 대회 전 펠레의 입에서 자신의 팀이 거론되지 않길 바랄 정도다.
그런 펠레가 또 다시 말 실수를 했다. 비밀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 비밀을 당당하게 말해버렸다.
펠레는 3일(한국시간) 브라질 매체인 글로보 TV를 통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카를로스 누즈만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성화 점화를 부탁했다"면서 "브라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다. 스폰서의 허가가 필요한데 5일까지 답변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펠레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스타다.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유력한 성화 점화 후보 중 하나였다. 지난해 겨울 미국에서 고관절 수술을 받아 보행에 약간 무리가 있지만, 성화 점화에는 문제가 없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개막식이 열리는 마라카냥 스타디움은 펠레에게 큰 의미가 있다. 1957년 국가대표 데뷔 골을 터뜨렸고, 또 1969년 통산 1000골을 달성한 장소다.
하지만 펠레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렸다. 성화 점화자는 끝까지 보안을 요구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파킨슨 병으로 투병하던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성화를 맡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 체조 스타 리닝이 와이어를 타고 날아 성화를 점화했다. 등장할 때까지 보안이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