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막을 올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에 최초의 난민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합니다. 국적도 서로 달라요. 그러나 우리는 올림픽 깃발 아래 하나가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전세계 6천만명의 난민을 대표합니다"
로즈 나티케 로콘옌이 올림픽을 상징하는 깃발 오륜기를 들고 무대에 등장하자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아낌없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박수를 건넸다.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은 남미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올림픽 대회라는 점 외에도 또 하나의 특별한 첫 발걸음을 남겼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난민 팀이 구성돼 출전한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올림픽 무대를 밟는 난민 팀의 등장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의 의미를 더해준다.
난민 팀은 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개회식에서 선수단 입장의 대미를 장식한 개최국 브라질에 앞서 206번째로 입장했다.
난민 팀은 남수단 출신 육상 선수 5명,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유도 선수 2명,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2명, 에티오피아 출신 육상 선수 1명 등 총 10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그들이 올림픽 무대를 밟기까지의 과정은 감동 그 자체다.
기수를 맡은 로콘옌은 10살 때 내전으로 인해 고향 남수단을 떠나 케냐 난민촌에 들어갔다. 로콘옌은 그곳에서 맨발로 흙바닥을 뛰어다니며 육상 선수의 꿈을 키웠고 난민 팀에 선발되면서 올림픽 출전의 영예도 안았다.
시리아 출신의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언어도 다른 선수들이 모여 오륜기 아래 하나가 됐다는 말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마르디니는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특별한 사연을 지녔다. 이번 대회에서 우사인 볼트, 마이클 펠프스 못지 않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다.
마르디니는 지난해 8월 내전 때문에 고향 다마스쿠스를 떠나야 했다. 바다를 건널 때 배가 가라앉을 위기에 처하자 마르디니는 직접 바다에 뛰어들어 약 3시간30분동안 배를 밀었다. 당시 그녀의 나이 17세였다.
그리스에 도착해 독일 베를린에 정착한 마르디니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었다. 마르디니는, 그리고 난민 팀의 모든 선수들은 리우올림픽에서 기적과 희망의 아이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