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분 그대로 8강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 온두라스와 8강을 치른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태용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만찬 자리에서 "다음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누가 맡겠냐"고 껄껄 웃었다. 홍명보 감독 지휘 아래 런던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딴 탓에 차기 감독은 말 그대로 부담 백배가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자리가 신태용 감독에게 왔다.
홍명보 감독의 바통은 이광종 감독이 넘겨받았다. 하지만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쓰러지면서 A대표팀 수석코치였던 신태용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맡았다. 신태용 감독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사실 내가 맡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신태용호'는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깨고 8강에 진출했다. 그것도 사상 처음으로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첫 관문은 넘었다. 이제 두 번째 관문이다. 온두라스와 8강. 조별리그와 달리 지면 끝이다. 런던 올림픽에 이은 두 대회 연속 4강. 또 두 대회 연속 메달은 물론 신태용 감독이 당차게 말했던 '금메달'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오전 7시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온두라스와 2016년 리우 올림픽 축구 남자 8강전을 치른다.
◇조 1위 덕분에 최상의 대진운…"선제골로 4강 간다"한국은 C조 1위를 차지하면서 D조 2위 온두라스와 맞붙게 됐다. 당초 D조는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의 조 1~2위가 유력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떨어지면서 온두라스가 조 2위를 차지했다. 한국으로서는 최상의 대진운이다.
역대 전적에서도 2승1무로 앞서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6월 4개국 친선대회에서는 2-2로 비겼다. 물론 온두라스도 런던에서 8강에 진출할 정도로 만만한 팀은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선제골을 키로 꼽았다.
온두라스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거칠게 경기를 전개한다. 선제골을 내줄 경우 더 거칠어질 수 있다. 여기에 선제골 후 과도한 액션으로 심판 휘슬을 유도, 상대를 말리게 만든다. 신태용 감독도 마지막 훈련에서 선제골을 위한 세트플레이 연습에 집중했다. 또 승부차기에 대한 준비도 마쳤다.
신태용 감독은 "중남미 국가와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주면 안 된다. 우리가 리드를 해야 거친 경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서 "온두라스는 중남미 특유의 개인돌파가 뛰어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잘한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주장 장현수 역시 온두라스의 과도한 액션에 대해 "말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온두라스전을 앞둔 마지막 훈련 장면.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조별리그 3경기 12골…"8강도 공격 앞으로"한국의 강점은 신태용 감독이 예고한 대로 공격이다. 특히 손흥민(토트넘)과 류승우(레버쿠젠), 권창훈(수원 섬상), 문창진(포항) 등이 버틴 2선 공격이 일품이다. 최전방 공격수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 황희찬(잘츠부르크)도 골맛을 봤다.
온두라스도 한국 공격을 경계하고 있다.
호르헤 루이스 핀토 감독은 "한국은 훌륭한 경기력을 가지고 있고, 공격도 강하다. 아주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면서 "10번(류승우)은 어느 팀에서나 중요한 선수다. 7번(손흥민)도 좋은 선수다.9번(석현준)은 체격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온두라스 공격수 알베르트 엘리스도 "공격수들이 훌륭하다"고 경계했다. 엘리스가 경계대상으로 꼽은 한국 공격수는 황희찬과 문창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