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과 구본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구본찬(23, 현대제철)의 남자 개인전 금메달과 함께 한국 양궁의 첫 올림픽 전관왕이 이뤄진 순간. 기쁨을 만끽하던 선수단은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을 헹가래 쳤다.
다른 종목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만큼 정의선 회장의 존재는 양궁에서 특별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한국 궁사들이 활약하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985년부터 양궁협회장을 맡았다. 현대자동차와 양궁의 인연이 시작된 해다. 이후 2005년부터는 현대자동차 부회장인 정의선 회장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어느덧 정의선 회장도 4선째다.
흔히 말하는 비인기 종목.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는 전관왕 프로젝트 아래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선수들이 정의선 회장을 헹가래 친 이유다.
정의선 회장은 13일(한국시간) 양궁 전관왕에 오른 뒤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오늘이 있는 것 같다"면서 "예전부터 양궁은 탄탄했다.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협회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4관왕을 한 번 꼭 해봤으면 했는데 우리가 푸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해준 것이 고맙다"고 말했다.
양궁은 올림픽 대표 메달 밭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아닐 때는 철저한 비인기 종목 중 하나다. 기업 차원에서의 지원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의선 회장은 "인기가 있든 없든 스포츠는 다 좋다.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기에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기는 상관 없었다"고 말한 뒤 향후 양궁 지원에 대해서도 "당연하다"고 답했다.
정의선 회장은 모든 공을 선수들과 감독, 협회 직원들에게 돌렸다. 본인은 그저 "뒤에서 돕는 입장"이라고 몸을 낮췄다.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