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로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목표했던 성적을 이루지 못하는 아쉬움을 맛봤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비행기에서 2년 전 월드컵 때 기억이 떠올랐다. 생각이 많이 났는데, 특히 벨기에전에서 눈물을 흘린 게 생각났다"
손흥민(24·토트넘)은 2년 전 브라질에서 눈물을 흘렸다. 홍명보호의 간판 공격수로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해 알제리전에서 골도 기록했지만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 실패를 막지는 못했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벨기에와의 최종전이 끝나고 손흥민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장면은 많은 축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브라질에서 또 한번 좌절할 수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브라질에서 또 한번 좌절을 겪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수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9분 날카로웠던 프리킥은 온두라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손흥민은 공세를 강화했다.
손흥민은 후반 3분 류승우가 왼쪽 측면 돌파 후 올린 크로스를 받아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서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슈팅은 또 한번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다시 한번 문전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흘러갔다. 3분 뒤 오른쪽을 돌파해 페널티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마저도 골대 옆으로 흘렀다.
손흥민은 발길질을 하는 동작을 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때로는 중앙에서, 때로는 측면에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골 결정력은 물론이고 패스 전개에서도 미흡한 점을 노출했다. 끝내 마음 속 부담을 내려놓은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고 주심을 찾아가 한동안 항의했다. 엘리스가 '침대축구'로 시간을 끌었는데 로스타임이 왜 3분 밖에 되지 않았냐고 따지는 것 같았다. 심판은 외면했다. 손흥민은 잠시 걷더니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했다. 동료들이 가도 일어서지 못했다. 손흥민은 브라질에서 또 한번 울었다.